3. 글 쓰는 습관 만들기
나는 습관의 힘을 믿는다. 수년간 매일 읽은 문장이 좋은 독서 습관을 만든 것처럼. 매일 조금씩 반복하면 어느 순간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 멈추지 않고 조금이라도 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독서 습관에 이어, 매일 글 쓰는 습관도 만들었다. 책만 읽는 주말을 제외하고 평일 5일간, 매일 3,200자의 웹 소설을 한 편씩 썼다. 이 와중에 블로그도 한 편씩 올렸다. 어렵게 된 인플루언서도 포기할 수 없었다.
매일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쉬는 것도 중요하다. 평일에는 최선을 다해 글을 쓰고 약속이 없는 주말에는 내가 읽고 싶은 책만 읽었다. 나에게는 독서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자, 힐링 수단이다. 앞으로 내 소설에 어떤 내용을 써야 할지,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이렇게 책을 읽으며 쉬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나의 글 쓰기 습관은 한 시간이나 두 시간씩 책상에 앉아 편히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 아니다. 글 쓰기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깝게도 나는 책상은 물론 책꽂이도 없다. 협찬받은 책은 거실 한편에 예쁘게 쌓여있다. 매일 책을 읽고 독서 필사와 블로그 리뷰까지 작성하는데 책상이 없다니.
내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다 놀란다. 번듯한 서재는 아니어도 책상이 없다고? 나는 퇴근 후 책은 침대 위에서 읽고 독서 필사는 식탁에서 한다.
물론 책을 읽고 작업할 수 있는 책상과 공간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독립하고 지금 사는 집에는 책상 놓을 공간이 부족하다.
그래도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해, 나만의 공간이 생기길. 소망을 품고 오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
지금 당장 변할 수 없는 처지를 부정하지 않고 인정했다. 책상이 없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웹 소설을 쓰기 시작한 초반에는 오로지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나갔다. 휴대폰을 받치는 새끼손가락에 뼈가 튀어나오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글을 썼다.
하루 종일 컴퓨터를 해야 하는 업무와 휴대폰으로 글을 쓰는 습관이 겹쳐, 손목이 너무 아팠다. 버티기 힘들 때는 자기 전에 식탁 위에 노트북을 펼쳤다. 이것도 침대에서 쭈그리고 휴대폰으로 작업하는 내가 안쓰러워, 가족이 용돈 모아 사준 것이다.
이렇게까지 해서 글을 써야 하나? 누군가는 내 습관을 이해 못 할 수도 있다. 나는 이렇게라도 해서 글을 쓰고 싶었다. 내가 상상한 대로 움직이는 소설 속 주인공들이 신기했다. 한 편씩 쌓아가는 재미도 알 수 있었다.
그럼, 책상도 없고 시간도 없는데, 나는 언제 글을 쓸 수 있을까? 나의 평일 하루를 들여다보자.
나의 본업은 통신사 민원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콜센터 상담사로 5년 일하다가 좋은 기회로 본사 민원 업무 부서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14년째 근무하고 있다. 하루에 9시간은 회사에서 소처럼 일을 한다. 심지어 서울 중심에 있는 회사까지 출퇴근하려면 왕복 3시간이 걸린다.
SNS에 떠돌아다니는 경기도민이 출근하는 여정의 글과 그림이 남 일 같지 않다. 나는 서울에 살지만, 경기도민처럼 출근하려면 새벽같이 튀어나와야 한다. 다 같은 서울이라고 해서 무조건 가깝지만은 않다. 서울 변두리에 살다 보니 회사가 이전을 해도 항상 왕복 서너 시간은 기본이었다.
아침엔 1분 1초가 소중하다. 1분 늦게 역에 도착하여 전철을 놓치면 10분 늦게 회사에 도착한다. 아침엔 휴대폰 볼 시간도 없이 무조건 전철을 향해 달려간다. 전철에 올라타자마자 휴대폰 메모장을 연다. 전날까지 작성한 웹 소설을 읽는다. 어떤 이야기를 썼는지 파악해야 그 흐름을 따라갈 수 있었다.
회사에 도착해서 업무를 보고 점심시간에 마저 글쓰기를 이어 나간다. 틈틈이 화장실을 오갈 때마다 한 문장씩 적어나갔다. 퇴근하는 전철에서도 마찬가지다. 미어터지는 사람들 사이에서 겨우겨우 한 글자씩 적어 내려간다.
퇴근하면 집안일해야 한다. 대청소까지는 못 해도 최소한의 빨래와 음식을 한다. 잠들기 전까지 소설 한 편을 완성 시킨다. 놀랍게도 일하면서, 글 쓰면서 그 사이사이에 독서도 한다. 더 놀라운 건 책 리뷰를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도 올린다는 것. 도서 협찬도 꾸준히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회사 일에 소홀해지지 않나, 생각할지도 모른다. 오히려 그 반대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회사 일도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칼퇴근을 위해, 업무 시간 안에 회사 일을 끝내려고 초집중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업무 능률도 오르고 회사에 대한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회사에서 꼬박꼬박 받는 월급이 있으니 돈 걱정 없이 글쓰기를 할 수 있었다. 업무의 집중하는 모습에 회사 내 이미지도 좋아졌다. 글쓰기 덕분에 매일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출근하기 싫었던 회사가 좋아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이전 편에도 언급했지만, 나는 다른 사람의 그늘에 가려져 자존감이 항상 낮은 상태였다. 회사에서 인정받을수록, 웹 소설의 조회수가 늘어날수록 나를 더 아끼고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나도 안다. 내 습관과 주변 환경은 글쓰기에 전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그 상황에서도 나는 매일 열심히 살고 있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해내고 있다. 그런 내가 정말 기특하다.
오늘 한 일들이 당장 눈에 띄는 결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시간이 흐르고 내가 쌓아온 일들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이 글의 마지막 편을 쓰진 않았지만, 결말은 해피 엔딩이다. 그러니 지금 처한 환경을 탓하지말고,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 당장 눈앞에 변화가 보이지 않아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꿈에 가까워질 것이다. 내가 직접 겪은 일이기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나처럼 작가가 되고 싶은 분들, 또는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는 분들.
제발 멈추지 말고,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면 좋겠다. 나도 해냈으니, 당신은 더 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