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나에게 맞는 문체 찾기
세상에 비슷한 이야기는 정말 많다. 한 분야의 책을 50권 정도 읽으면 유사한 내용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웹 소설 또한 마찬가지다. 10여 년 읽다 보니 어제 봤던 남자 주인공을, 오늘 다른 작품에서 만나고는 했다. 그럼에도 웹 소설을 계속 읽는 이유는 작가님마다 문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비슷한 내용이라 할지라도 어떤 문장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느냐에 따라 소설의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제 봤던 남자 주인공이어도 반갑고 설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아직 초보 작가인 나는 독자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써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요즘 유행하는 웹 소설 키워드는 물론, 독자가 선호하는 등장인물의 분석도 필요했다.
내가 원하는 글은 유명해지고 나서 써도 늦지 않는다. 어느 정도 인지도와 팬덤이 필요했기에 공부하는 마음으로 웹 소설을 읽었다.
이런 열정으로 학생 때 공부했으면 영어라도 유창하게 했을 텐데. 지금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위로된다.
하지만 아직 웹 소설 공부가 더 필요했을까. 아니면 나와 어울리지 않는 문체를 써서 그랬을까. 소설을 연재할 때 못 느꼈던 이질감을 훗날 느낄 수 있었다. 다음 편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일단 여기서 말을 줄인다.
"너는 정말 순수한 거 같아. 평소에 욕도 안 하고 착하고."
주변 사람들이 나를 평가하는 말이다. 착하고 순수한 성격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던 성정이라 고쳐지지 않았다. 마냥 착하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선한 성격 때문에 가스라이팅을 시도하는 사람도 많이 봐왔다.
물론 나도 어릴 때 욕을 하긴 했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만난 남자 친구가 욕하는 여자는 싫다고 해서 고쳤는데 그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덕분에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었다.
착하고 순하고 욕의 ㅅ자도 모르는 내가 나쁜 사람이 등장하고 욕설이 난무하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심지어 19세 미만 구독 불가였다.
"이거 네가 쓴 소설 맞아?"
나를 BL의 세계로 인도해 준 친구에게 살짝 소설 링크를 투척했다. 평소에 내가 쓴 글이 아닐뿐더러 나의 성격과 다른 글이어서 그런지 친구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래도 조회수나 댓글은 나름 만족스러웠다. 대체 누가 내 소설을 봐줄까, 걱정하며 무료 연재를 시작했지만 의외로 많은 분들이 봐주셨다.
나는 독서 편식을 하지 않는 편이지만, 선호하는 작가님과 문체는 있다. 내 소설을 읽는 분들도 그나마 내 글이 읽을 만하니까 머무는 것이 아닐까. 적은 긍정의 끈을 꼭 붙잡았다.
분명 첫 웹 소설을 쓰는 내내 즐겁고 행복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맞지 않은 옷을 입고 달리기를 하다 보니 에너지 소모가 컸다.
그래도 자극적인 키워드와 내용이 있어야 조회수 하나라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미련이 남았다. 결국 두 번째 작품도 19세 미만 구독불가로 썼지만, 습작으로 비공개 처리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두 편의 소설을 쓸 때까지 출판사에서 연락은 오지 않았다. 출간까지 이어지지 못함에 아쉬워할 시간이 없었다.
속독을 못 하는 내가 매일 책을 읽고 숨 쉬듯 독서를 할 수 있게 된 것처럼, 글쓰기도 매일 쓰다 보면 탄탄하고 재밌는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