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소설 장르는 BL입니다

6-2. 나에게 맞는 문체 찾기

by 음미숙

웹 소설 공모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아직 한 달 정도 여유가 있었다. 그동안 장편 소설을 쓰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니 단편을 써볼까 하고 시놉시스를 끄적였다.

두 편의 소설을 쓸 때까지 매일 한 편씩 글 쓰는 연습을 하고 있었기에 그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공모전에 출품할 소설은 생각만 해두고 가볍게 시작할 단편 소설의 기승전결을 채우기 시작했다.

소설을 쓰기 위해 여러 가지 조사와 공부를 하고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아는 것을 쓰는 것이다. 이전 소설은 내가 모르는 분야의 직업을 가진 등장인물들이었으니 조금 삐그덕거렸다.

물론 19세 미만 구독 불가 소설을 잘 쓰는 작가님들은 정말 많다. 무릎을 '탁' 칠 정도로 기가 막힌 19금 소설들. 아직 나의 내공으로는 뽑아내기 어려운 분야였다.

이번에는 내가 잘 아는 회사 생활을 풀어나가기로 했다. 또한 욕을 한자도 적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BL 오메가버스 물이기에 19세 미만 구독 불가는 놓칠 수 없었다. 다만, 그 장면들은 아주 많이 줄였다. 자세히 표현하지도 않았고. 그랬더니 기가 빨리는 날도 없고 술술 적을 수 있었다.

문체도 평소 적던 방법으로 바꿨다. 조곤조곤 나열하는 방법. 초반에는 지루할 수 있으나, 읽다 보면 궁금해지는 그런 내용으로. 나는 귀여운 걸 좋아하기에 주인공도 귀엽게 표현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처음 쓴 소설보다 조회수가 많이 나왔다. 무료 연재했던 플랫폼이 BL로 특화된 곳인데, 수많은 레전드 작가님 사이에서 실시간 베스트 상위권의 순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물론 이 기준은 나의 만족도 기준이다. 당연하게도 유명한 작가님들을 따라가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세 번째 작품 만에 드디어 나의 문체를 찾았다. 힘 빼고 내가 아는 내용을 쓰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독자들의 반응도 좋고 글도 매끄럽게 써지니, 웹 소설을 쓰는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했다.

내가 잘 쓰는 문체를 찾은 것과 동시에 나는 또 커다란 변화를 받아들여야 했다. 바로 휴대폰 자판을 변경한 것이다. 이게 무슨 큰 변화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변화가 싫은 INFJ에게는 엄청난 일이다.

나는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있었다.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하면서 키보드를 쿼티로 바꾸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첫 스마트폰인 갤럭시 S2를 쓸 때부터 천지인 키보드를 사용해 왔다. 보통 삼성 키보드라고 부른다. 처음 휴대폰이 삼성이었기에 편한 대로 쭉 사용했다.

하루 중 느긋하게 앉아서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며 글을 쓸 시간이 없기에 나는 주로 휴대폰으로 글을 쓴다. 소설 한 편을 완성하고 보니 천지인 키보드가 굉장히 손가락이 바쁜 키보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설 한 편 쓰고 나면 엄지손가락에서 불이 났다.

결국 나는 쿼티 키보드로 바꿨다. 컴퓨터 키보드와 같아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고 글 쓰는 속도도 훨씬 빨라졌다. 그렇다고 휴대폰으로 글을 쓰는 습관이 좋은 것은 아니다.

결국 세 편의 소설을 완성하고 나서 나의 오른손 새끼손가락에는 뼈가 움푹 들어갔다. 휴대폰을 손가락으로 받치고 글을 써서 생긴 영광의 상처다. 손가락 기형뿐만 아니라 손목도 너무 아프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 방법이다.

하루 3,200자 글쓰기가 습관이 된 지금은 휴대폰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다. 여유가 있는 날에는 집에서 고급 키보드를 노트북에 연결해서 쓰고 있다.

최대한 손목에 무리 가지 않는 키보드와 마우스로 변경했는데 그 뒤로 손목이 아프지 않아서 정말 좋다. 이 또한 블로그를 하며 번 돈으로 구매했다. 그래서 더 뿌듯하다.

이렇게 나에게 맞는 문체도 찾았고 손목 건강을 지키며 글 쓰는 속도도 늘었다. 과연 나는 웹 소설 런칭의 꿈을 이룰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