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일요일 저녁이다.
면접교섭을 간 지한이가 8시에 돌아오기로 했다. 방문차량이 입차했다는 알림 메시지만을 기다리고 있는 나. 그 며칠을 못 봤다고 지한이가 많이 보고 싶다.
지하주차장으로 지한이를 픽업하러 간다. 오늘은 지난번 보다 나아졌으면.. 지한이는 아빠와 다시 떨어진다는 사실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온몸을 아등바등 거리며 운다. 아빠에게 다시 가려고 아빠에게 다시 안기려고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울어댄다.
'아빠아빠 싫어. 가지 마.
타이베이 가지 마.
제발. 가지 마.'
아빠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지한이를 안고 가까스로 집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그럴때마다 지한이는 언제나 한 시간 내내 고통스럽게 울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초콜릿 아이스크림도 초콜릿케이크도 초콜릿우유도 모두 소용없다. 오로지 아빠만 찾으며 울어대는 이 아이를 어찌하면 좋을까.
이렇게 나는 또 절망을 만난다.
나는 대체 지한이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일까.
많이 미안해 우리 아들. 엄마가 엄마 살려고 아빠와 이혼해 버려서 미안해.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대. 많은 미디어에서 엄마에게 그렇게 얘기하더라. 그런데 우리 지한이는 지금 행복한지 엄마는 잘 모르겠어.
아빠와 이런 헤어짐을 맞이할 때마다 엄마는 지한이의 슬픔을 마주해. 엄마가 감당할 수 없는 너의 슬픔에 엄마는 또 바라볼 게 없게 돼. 그저 미안한 감정 밖에 없어서 더 미안해 우리 아가.
애초에 엄마는 그때보다 불행하지 않기 위해 이혼을 했어. 사실 뭐랄까.. 엄마가 행복을 원했다기 보다는 말이야. 사실 그 불행의 크기가 점점 커져서 엄마를 더 빠르고 고통스럽게 옥죄어 왔거든. 그게 엄마를 계속해서 짓눌렀거든. 그 불행을 엄마가 엄마 손으로 직접 떼내지 않았다면 엄마는 아마도 거기에 굴복해버렸을거야. 엄마는 그 속으로 처참하게 빠져버렸을거야. 그게 엄마 눈에 보였거든.
엄마는 온전히 혼자였어.
홀로 선 엄마는 그 부분이 많이 무서웠어.
미안해 우리 아들.
엄마가… 많이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