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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주 Jan 02. 2024

육아서 대로 안 되는 육아

아들들에게 미안한 일하는 엄마

내가 아들 둘을 낳고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딸 하나 낳아야지"
우리 사회는 왜 특정 성별을 선호하는 걸까?
남아를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로 문제들이 있었왔다. 남녀평등사상과 더불어 여권이 신장되었고 바람직한 사회 분위기가 조성될 때쯤  여아 선호가 슬 고개를 들다 이제 전세가 역전이 되었다.

딸을 가진 사람은 비행기 타고 여행 다니고

아들을 가진 사람은 노상에서 객사를 한다던가

딸 둘은 금메달, 아들 둘은 목 메달 이라는 우스게 소리를 심심찮게 듣는다.


이 무슨 시대착오적인 이야기 인지 딸이 없으면 마치 노후가 불행해질 거라 단정 짓는 이 시선들이 불편한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아니다. 난 아마 딸이 둘 이상이었을지라도 힘들어 쩔쩔맸을 것이다.



자식은 탯줄을 끊고 나와 분리되지만 마치 투명한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자식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자식이 기쁘면 나도 기쁘다. 

먼 훗날 내가 누운 관의 뚜껑이 닫히는 순간까지도 놓지 못할 존재들이 바로 자.식.들 이다.


시중에 나오는 육아서를 집필한 엄마 작가들은

어쩜 그렇게 성공적인 육아를 실현해 낼 수 있었을까?


자녀 교육에 관련된 서적을 봐도 역시 주인공은 잘 키운 엄친아 들이다.

엄마 말도 잘 듣고, 소신도 있고, 공부까지 잘하는 책 속 아이들의 탄생에는 그들 엄마의 공이 크더라.


아들 셋을 모두 서울대를 보낸 가수 이적의 엄마는

아들들에게 공부하란 말보다 본인이 먼저 책을 읽거나 공부를 했다고 한다. 이적의 삼형제는 엄마 옆에 있고 싶어 자연스럽게 책을 펼치게 되었다고 한다.


책을 좋아 하는 내 옆에 있고 싶었던 내 아들들은

책을 보는 내 옆에서 휴대폰 게임을 하던데...


아들 둘을 키우며 망태 할아버지와 도깨비 전화를 끓임 없이 소환해 되던 내 육아는 아이들의 머리가 커짐과 동시에 패색이 짙어져만 가고 있다.


답답한 마음에 아들들을 앉혀 놓고 미주알고주알 인생의 가치에 대해 차분히 얘기해 봐도 자꾸 날더러 꼰대라며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분명 육아서에는 대화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말이 안 통한다.


몸에 좋은 식사를 주느라 간을 싱겁게 했더니 입이 짧아졌다. 내가 한 음식은 맛이 없단다.
어릴 때 옷을 대충 입혀 한이 되었는지 사춘기가 되어 옷에 과하게 신경을 쓴다.

설사 남들이 보기에 이상하대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알아서 공부하겠거니 내버려 두니 알아서 놀기만 한다.


아들들이 뭘 해서 밥벌이를 할지까지도 걱정되는 요즘이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다.

자식 걱정은 끝이 없다.

가지가 달랑 두 개어도 걱정이 끝이 없다.


육아와 일의 병행으로 아이들에게 알게 모르게 부족한 점이 얼마나 많았을까?

이런 저런 걱정 끝에는 항상 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따른다.


망태 할아버지를 불러 된 것에 대한 미안함

일한다고 제대로 챙겨 주지 못 한 것들에 대한 미안함

놀아 달라는 부탁에 일한다고 거절 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

학교 갔다오면 집에서 반겨 주지 못한 미안함

아플  집에 혼자 둔 것에 대한 미안함

아픈 날 돌봄 교실에 바로 데리러 가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

놀이터에서 피곤한 얼굴을 하고 앉아 있었던 것에 대한 미안함

내 직장에서 눈치 없이 군걸 크게 혼냈던 것에 대한 미안함


난 이렇게 아들들에 대한 걱정 끝에 돌림 노래처럼 미안함이 수시로 올라오는 일하는 엄마이다.


 

1.공부 잘하는 아들은 국가의 아들
2.돈 많은 아들은 처가의 아들
3.빚 많은 아들은 내 아들


아들들아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많이 부족하단다.

그래도 너희들을 사랑하는 마음 만큼은 부족하지 않아.


엄마는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비록 너희들이 엄친아는 되지 못할지라도 번째는 면해보자.

아들들 사랑한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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