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행을 다니며 아이스크림만 매일 먹을 정도로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여행에서 만난 아이스크림이 내 심금을 울렸고, 제 2의 삶은 아이스크림 장수가 되어야겠다 마음먹었다.
퇴사를 하고 나서 올해 5월에 떠난 이탈리아 여행. 로마부터 시칠리아까지, 방방곡곡을 다니며 부드럽고 달콤한 젤라또를 한껏 맛봤다. 로마에 도착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맛봤던 이탈리아 첫 젤라또, 감탄을 금치 못했던 피스타치오 그라니따..
*7가지 질문에 답해야겠다며 야심차게 떠났던 여행. 답을 다 찾고 왔다. 만국 공통의 정답은 아니지만, 내 마음 속 해답을 찾았달까. 가게마다, 지역마다 개성이 뚜렷한 걸 보면서 깨달았다. 정해진 답은 없다는 것을. 결국엔 가장 나다운 걸 해야겠다는 신념을 가졌다.
[여행을 떠나기 전, 내가 답하고 싶었던 질문]
1) 이탈리아 본토의 젤라또는 뭐가 다를까
2) 최대한 다양하게 먹어보고, 내가 추구하는 맛의 지향점 찾기
3) 그동안 먹어보지 못한 색다른 맛이 있을까
4) 젤라또와 연관지을 다른 디저트는 없을까
5) 공간은 어떻게 구성했을까
6) 좋은 경험을 주기 위해 접객은 어떻게 할까
7) 저당, 유기농 젤라또 가게(젤라떼리아)는 없을까
소중한 순간이기에 놓치고 싶지 않았다. 구글폼으로 양식을 만들어 매번 기록하기 바빴고, 젤라또를 온전히 즐길 새가 없었다. 마치 심사위원이 된듯 분석하며 맛봤다. 당시에는 스트레스 받기 일쑤였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이 기록물이 큰 자산이 되어 있었다.
브런치에 장장 5개월 동안 이탈리아 젤라또 여행기를 써내려갈진 상상조차 못했다. 쓰다가 중도하차할거라 감히 예상헀지만 빗겨나갔다. 그동안 나무는 가을웜톤으로 옷을 갈아입었고 젤라또 성수기도 끝이 났다.
꾸준히 내가 경험한 이야기를 부족한 글로 써내려가며 여행이 더욱 선명해졌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렇게 오래 준비하는데도 질리지 않는 건 처음이다. 젤라또를 만드는거나, 글로 쓰는거나 둘다 모두 해당되는 이야기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았다니!
드디어 지난 날의 여행을 보내주고,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하러 이탈리아로 떠난다. 이번엔 미식 기행이 아니라 배우러. 정든 이탈리아에 가서 다시 새로움에 한껏 몸을 던지고, 몽땅 배워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