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 무설탕 젤라또 맛집 추천
'저당 아이스크림은 있는데, 왜 저당 젤라또는 없을까?'
예전부터 계속 이런 궁금증이 들었다. 국내 아이스크림은 저당/저칼로리가 트렌드라 라라스윗이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 왜 저당 젤라또는 없을지 의문이 들었다.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는 해외가 아직은 앞서있기에, 이탈리아 기행을 통해 젤라또 종주국에선 어떤 식으로 건강한 젤라또를 만드는지 궁금했다.
가보니 확실히 비건 젤라또는 많았지만, 무설탕 젤라또는 흔치 않았다. 그리고 다들 맛이 아쉽긴 했다. 역시 설탕의 벽이 높긴 하구나.
지역별로 건강한 젤라또(비건/제로슈가 모두 포함)를 만드는 곳을 추려봤다.
Stefino Organic Gelato, 볼로냐
- Via Domenico Zampieri, 4/2c, 40129 Bologna BO
매년마다 이탈리아의 미슐랭 가이드인 감베로로소에서 콘 3개(최고 등급)를 받는 곳이다. 건강한 젤라또를 만들기로 유명해 어린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오손도손 젤라또를 먹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유독 특이했던건 쌀 베이스의 젤라또. 비건을 위해 우유 대신 쌀로 크림을 만든게 참신했다. 사진으로 보듯 쌀로 만들어서 텍스쳐가 부드럽지 않고 뭉개진다. 이가 시리도록 차갑고, 사각거리는 식감이다. 재료의 풍미는 이븐하게 퍼졌지만, 식감이 영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My sugar, 피렌체
- Via de' Ginori, 49/red, 50123 Firenze FI
피렌체 젤라또 페스티벌 우승 이력이 있는 신흥 맛집. 이탈리아에서 먹은 무설탕 소르베 중 여기에서 파는 망고 맛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무설탕 원픽!
설탕이 없으니 오히려 망고 그 자체의 달큰한 맛이 느껴진다. 생각해보니 원래 망고 원물은 산지에서 바로 먹는게 아닌 이상 그리 달지 않다.
과일 그대로 잘라 먹는 것과 비슷한, 신선한 맛이 나서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과일 소르베는 워낙 과일 자체가 함유하고 있는 과당이 많기 때문에 설탕이 없어도 큰 아쉬움은 없다.
Gelateria Miretti il gelato per tradizione, 토리노
- Corso Giacomo Matteotti, 5, 10121 Torino TO, 이탈리아
화려한 파르페를 맛볼 수 있는 가게다. 그리고 독특한 맛도 많다.
딸기 바질 저당 젤라또를 먹었다. 말티톨과 소르비톨, 에리스리톨을 사용했다. (흠.. 근데 말티톨은 혈당 낮추는데 그리 큰 효과는 없는데..)
밋밋하고 물 탄 느낌이라 나한테는 맛있진 않았다. 식감도 파사삭 바스러지고 매력을 느끼긴 힘들었다. 딸기와 바질, 그 어떤 맛도 느낄 수 없는 물렁한 크림이었다.
Al gelatone, 시칠리아
- Via dell'Autonomia Siciliana, 96/98, 90143 Palermo PA
무려 4가지 맛이나 무설탕 옵션이 있다. 딸기, 커피, 헤이즐넛, 피스타치오.
이중에서 커피를 제외하고, 3가지 맛을 주문했다. 딸기는 그나마 괜찮은데, 나머지 맛은 순식간에 녹는다. 유독 대체당으로 만든 젤라또가 빨리 녹는 것 같기도..
설탕이 안 들어가서 특유의 단 맛은 없고 슴슴하고 담백하다. 단 맛이 있는듯 없는듯, 하지만 은근 먹게 되는. 마치 평양 젤라또같다.
Vanilla Gelati Italiani, 밀라노
- Via Pattari, 2, 20122 Milano MI,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과 에마누엘레 쇼핑몰 근처에 있는 황금 입지의 젤라또 가게다. 안에 들어가면 파일이 걸려 있는데, 젤라또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투명하게 공개해놨다.
심지어 글루텐/유당이 없는 비건 콘도 있어 세심함이 돋보인다.
여기도 무설탕 옵션이 꽤 있는 편이다. 한 네 다섯 개 정도?
그중 파인애플 생강 맛을 주문했다. 생강의 향이 엄청 세다. 알싸함이 목을 가득 채워 켁켁거리기까지 했다. 설탕이 없어 무미건조하기도 하지만, 먹다보면 파인애플의 미세한 단 맛이 느껴져서 좋았다.
일반 파인애플 맛에 비하면 현저히 맛이 떨어지지만, 무설탕인걸 감안하고 먹으니 나름 괜찮았다.
Latte Neve, 밀라노
- Via Vigevano, 27, 20144 Milano MI, 이탈리아
비건 젤라또로 유명한 곳이다. 그중 브라질 초콜릿 맛(비건 옵션)을 주문했다. 진하고 꾸덕한 다크 트러플 초콜릿 맛이라 살짝 쓰디쓰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이거 비건 맞아? 싶을 정도로 우유를 잘 대체한 느낌. 만족스러웠다.
*참고) 이전에 소개한 적이 있던 곳 로마 게시물 >
˙Come il latte
Via Silvio Spaventa, 24/26, 00187 Roma
: 신선한 우유를 쓰며 무설탕 젤라또를 맛볼 수 있는 곳
˙Gelateria del Teatro
Via dei Coronari, 65/66, 00186 Roma RM
: 우유/노른자 사용 여부를 스쿠퍼의 색깔로 표기. 세심한 센스가 돋보이는 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