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아트버타이징

LG시그니처의 새로운 아트 프로젝트에 참여한 3명의 작가들

by 그레나딘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 예술이 활용되기 시작한 이래로 그 방식은 다양하게 변형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문화예술인 양성 프로그램을 시행하거나 박물관이나 갤러리를 후원하는 소극적인 예술 전략을 시행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품격 높은 기업 이미지를 위해 일부 기업들은 공연예술 지원에서 시각미술로 관심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기업 마케팅의 핵심을 문화나 예술에 맞추는 적극적인 방식으로 추세가 바뀌면서 기업과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와 마케팅을 목적으로 미술 작품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우리는 아트마케팅이라 부릅니다.


아트마케팅은 광고에 명화를 그대로 보여주거나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여 영상을 만들기도 합니다. 명화를 패러디한 경우도 있지요. SSG.COM의 광고가 바로 여기에 속하는 경우입니다.


아트마케팅은 점차 진화해서 제품과 아트를 결합한 아트 인퓨전(Art Infusion)부터 아트와 광고를 결합한 아트버타이징(Artvertising) 등 새로운 용어로 많이 생겨났습니다. 아트 인퓨전은 제품에 명화를 접목시켜서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유니클로의 키스 해링 컬래버레이션이나 두통약 펜잘 케이스에 클림트의 작품이 결합된 경우가 바로 그 사례입니다. 다수의 실험을 통해 제품의 패키지에 예술작품(art) 이미지를 입혔을 경우 비예술작품(non-art) 이미지를 입혔을 때에 비해 제품의 고급감과 차별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입증했다고 합니다.*

아트 마케팅의 변화는 아마도 시대와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른 것으로 추론됩니다. 따라서 고객의 생활 방식에 따라 기업의 브랜드 가치도 새롭게 디자인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빠르게 마케팅 전략이 변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아트 마케팅은 브랜드와 예술의 협업을 통해 상업적 특성과 문화적 특성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가치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표현전략인 것입니다.

아트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운 국내 기업으로는 LG를 꼽을 수 있습니다. 최근 LG 전자는 ‘Eye of the beholder’을 주제로 산티 쏘라이데스(Santi Zoraidez), 피터 타카(Peter Tarka), 안드레아스 바너스테트(Andreas Wannerstedt) 등 3명 작가와 협업하여 생활공간을 각각 작품, 갤러리로 삼아 사진과 영상으로 LG 시그니처를 표현했습니다.


산티 쏘라이데스는 이케아, 나이키 등과 협업한 경험이 있으며, 피터 타카는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국제광고제에서 은사자상과 동사자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또한, 안드레아스 바너스테트는 지난 10여 년 간 오메가, 스와로브스키, 아디다스, 레드불 등 다양한 유명 브랜드와 협업한 3D 모션그래픽 아티스트입니다.

LG전자 관계자는 “예술이 영감을 주고, 기술이 예술을 완성한다는 LG 시그니처의 철학에 공감하는 작가들과 협업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아티스트의 작품들은 ‘LG 시그니처’만이 제공할 수 있는 본질과 가치를 표현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작가들이 어떻게 제품의 본질과 기업 브랜드의 가치를 예술로 표현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제품 전체 라인을 살펴보기에는 지면의 한계가 있기에 역시 제가 보는 시각에 맞게 한두 점 정도만 선보이겠습니다.


Eye of the beholder #1–Santi Zoraidez Studio

산티 쏘라이데스는 LG 시그니처의 “예술이 영감을 주고, 기술이 예술을 완성한다.”는 철학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단순하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특히 올레드 TV가 지닌 생생함을 잘 표현한 작품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눈을 의심하게 만든 제욱시스와 파라시오스의 그림 대결을 연상시킵니다. 그는 기존의 TV에는 있었을 법한 TV 속 풍경과 실제 풍경 이미지를 재현하는 표면의 ‘차이 없음’을 강조합니다. 실재와 가장(영상) 사이의 ‘차이 없음’이 주는 사실적인 영상이 주는 놀라움을 작품에 잘 담았습니다. 이 부분은 올레드 TV 기술이 그의 예술 작품을 완성했다고, 또는 그의 놀라운 표현력이 LG의 기술을 돋보이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냉장고 광고는 노크만으로 블랙에서 투명 유리로 바뀌는 창을 초현실적인 공간 연출에 배치하였으나 개인적으로 맥락이 잘 잡히지는 않네요.


Eye of the beholder #2–Peter Tarka

피터 타카는 강렬한 색상과 독특한 기하학적인 디자인으로 제품을 표현했습니다. 그는 예술의 본질적인 요소를 탐구하기 위해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모티브를 많이 활용하면서도 제품과의 이미지적인 유사성을 잘 잡아낸 것 같습니다. 그의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등장하는 도형은 원형입니다. 피터 타가의 세탁기 광고는 매끈한 표면과 다양한 색채로 구성된 원의 반복과 운동성을 통해 세탁기의 움직임과 섬세함 부드러움 등을 흉내 내면서도 단순한 기하학적 스타일의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의 특성도 잘 담고 있습니다. 점, 선, 면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에 충실하여 모든 것을 회화의 본질로 환원시키려 했던 미술운동과 같이 그의 작품은 제품의 기본인 작동 방식과 그것의 미묘한 차이에 집중해서 폭발적인 효과를 창출하는 스토리에 집중한 듯합니다. 그러면서도 대중의 환심을 살 수 있을 만큼의 시각적인 매력도 잃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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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타가와 기업 협업 작품, (좌) 보스(BOSE) SoundLink Revolve+ , (우) LG 시그니처 냉장고 광고
lg-signature-brand-peter-tarka-oled-tv-colorful-w.jpg 피터 타카가 제작한 LG시그니처 올레드 TV 광고


Eye of the beholder #3-Andreas Wannerstedt



안드레아스 바너스테트는 모양과 공간의 상호 작용에 중점을 두면서도 가장 세부적인 사항, 즉 매우 세밀한 부분에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하는 작가입니다. 쏘라이데스가 인간의 시각적인 부분과 기계의 표현 능력의 무한대를 작품으로 보여주었다면, 타카는 추상적인 시각 효과를 창출했지만 그 근원에는 기하학적인 본질에 대한 탐구가 있었습니다. 아드레아스 바너스테트는 이 둘 보다 더 심연으로 내려가 가장 세밀한 근원에 대한 고심을 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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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의 회전하는 두 개의 실린더만을 깔끔하게 표현한 그의 작품은 군더더기를 제거하고 내부의 본질적인 요소만을 시각화했습니다. 이 두 개의 실린더는 각각 회전하면서 공간 내에서 공명하는데요. 작품이 미술관이나 박물관과 같은 미술 제도권을 벗어나 일상 속에서의 미술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짧고 간결하게 축약해서 보여주는 듯합니다. 더욱이 아트 마케팅이 생활과 제품 그리고 브랜드 가치를 총망라하는 예술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은 그 근원을 콕 집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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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마케팅은 브랜드와 예술의 협업을 통해 상업적 특성과 문화적 특성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가치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표현전략입니다. 마케팅 전략에 이용되면서 예술이 가끔은 남용되기도 하지요. 가끔은 본래 작품의 의도와 무관하게 유명세에만 의존해 미술을 활용하는 기업을 보면 속이 상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여러 시행착오 거쳐 작가와 기업의 이상적인 협업이 가능해지고, 상업성과 예술성의 밸런스가 유지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는 점에서 아트 마케팅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성공적인 전략인 듯합니다. 다만 상업성과 문화적 특수성의 공존이나 밸러스 유지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Hagtvedt, Henrik, and Vanessa M. Patrick (2008), “Art Infusion: The Influence of Visual Art on the Perception and Evaluation of Consumer Products,”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45(3), 379-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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