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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바꾼 건 통장이 아니라, 나였다

8장. 돈은 결국, 나를 단련하는 도장이었다 (8-3)

by 빼어난 별

하루하루를 불태웠다. 그런데 왜인지,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열심히 살면 살수록 성취감도, 물질도, 남는 게 없고 체력은 바닥나고 마음의 여유는 점점 사라졌다.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자부했는데도 생활은 늘 힘겹고 반복이었다.


신랑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회사처럼 아낌없이 헌신하며 근무 외 시간까지 쏟아부었지만, 그건 우리의 일이 아니었기에 월급은 고정적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그 열정들이 회의감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삶이 점점 '해야 하니까 하는 일'로 바뀌어갔다.


그렇다고 직장생활을 열심히 안 할 수도 없었다.

능력을 키워가며 본인 일처럼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 강한 스타일이었으니까.

하지만 나중에 남는 건 결국 퇴직뿐이었다.

이미 예견되어 있는 미래를 위해 달리면서도, 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렇게만 살아왔던 것 같다.

노력할수록 기회나 미래가 달라질 것 같은 희망고문 속에서 말이다.


아무리 절약하고 아껴도 통장 속 돈은 늘 티끌 같았다.

그걸로 평생 살 수 있는 여유는커녕, 다음 달을 버티는 것도 빠듯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돈을 공부하기로, 돈을 사랑하기로, 그리고 돈과 친해지기로.


그 과정에서 깨달았다. 내 마음과 생각이 변하지 않으면, 삶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전보다 돈이 돈을 벌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지만, 투자의 세계는 파이가 커질수록 그 속도도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결국 더 많이 벌고, 더 단단히 모아야 버는 속도도 달라진다.

이 단순한 사실이 때론 허무했다. '이렇게 한다고 달라질까?' 회의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결국 답은 하나였다.

걱정한다고 달라질 건 없었다.

생각이 회의 속에 갇힐 바엔, 그 회의감에서 탈출하는 수밖에.


지금의 나의 재테크는 '티끌 모아 투자'라는 말이 어울린다.

하지만 그전 시절로 다시 돌아가라면 못하겠다.

다시 시작한다 해도, 나는 같은 길을 걸을 것이다.

같은 돈으로 몇 배의 수익을 경험했으니, 이젠 적금만으로는 살 수 없는 뇌구조가 되어 버렸으니까.


그런데도 이상하게 돈을 벌고 있음에도 돈이 나갈 때마다, 쓸 때마다 마음 한 켠이 불편하다.

그럴 때마다 문득 느낀다. '아, 나는 아직도 멀었구나.'


생각의 뇌구조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나는 풍요가 넘쳐흐른다'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도.

그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걱정과 두려움이 불쑥불쑥 올라왔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가스라이팅하듯, 긍정 확언으로 내 뇌를 주입시켰다.

매일 되뇌었다.

"나는 체력이 넘치는 사람이다."

"나는 뭐든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풍요롭고, 이미 다 가진 사람이다."


그렇게 내 안에 세뇌시키듯, 즐거운 마음을 잃지 않으려 했다.

불안이나 걱정이 올라올 때마다 그 생각을 알아차리고, 허공에 그 생각을 지우며 긍정적인 상상을 덧입혔다.

하루하루 그렇게 마음을 단련했다.


그러다 보니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같은 일상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고, 사소한 순간에도 감사가 밀려왔다.

그리고 문득, 나 자신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분이 들었다.

돈을 공부하기 전엔 몰랐다.

진짜 변화는, 마음의 언어를 바꾸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걸.


그리고 신기하게도, 돈공부를 시작하고 부동산을 접할 때마다 이상하리만큼 저점에서 기회를 잡곤 했다는 걸 깨달았다.

"우린 정말 운이 좋구나." 그 말이 절로 나왔다.

우연처럼 보였지만,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

세상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우리 부부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듯했다.


생각해 보면 우리 부부는 늘 그런 신기한 경험을 했다.

아무도 없는 가게에 들어가면 잠시 후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금세 그곳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처음엔 단순한 우연이라 생각했지만, 매번 같은 일이 반복됐다.

우린 '운이 좋은 사람들'이라기보다, 좋은 기운을 끌어당기는 사람들이라는 걸.


우리 부부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만,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먼저 우리를 찾아왔다.

늘 인복이 많았다. 언제나 우리를 챙겨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목표를 세우고, 소소한 루틴으로 하루하루를 쌓아갔다.

이전엔 열심히 살아도 남는 게 없었고, 일 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몰랐는데, 올해는 유독 달랐다.

일 년이 두 해처럼 길게 느껴졌고, 그만큼 많은 것들을 해냈다.

작은 목표들이 하나씩 연결되어 삶이 단단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아직 우리가 세운 목표액은 채우지 못했지만, 묘하게도 불안하지 않다.

어찌 되었든, 우연처럼 보이는 기회라도 결국엔 만들어질 거라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조바심도 없다.


이런 감정들이 다 나 자신을 믿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걸 안다.

그 믿음이 우리를 매일 같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신랑도 작년부터 같은 흐름 속에 있었다.

우연한 기회로 새로운 일이 찾아왔을 때, 그는 잠시 망설였다.


"할 수 있을까?"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건 기회야. 무조건 해봐. 길이 알아서 열릴 거야."


그 말처럼, 정말 길이 열렸다.

앞이 보이지 않던 순간에도 조금씩 길이 선명해졌고, 막혀 있던 일들이 하나둘 풀리기 시작했다.

좋은 파트너들이 생겨났고, 신랑이 가진 능력과 경험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시작했다.


10년 넘게 다닌 직장에서 쌓아온 기술과 감각 덕분에 이제 그는 척 보면 척, 모든 공정을 파악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신랑이 움직일수록 새로운 기회가 열렸고, 그 기회는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돈은 그렇게, 우리를 함께 성장시키는 매개가 되었다.

우리가 돈을 훈련시켰다면, 돈은 우리를 단단하게 길들였다.


이제 남편이 벌어온 돈을 고스란히 모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우린 파트너로서 그 자금을 굴리고, 돈공부를 하며 조금씩 불려 나가고 있다.

아직은 서툴지만, 확실히 단단해지고 있다.

복리처럼 느리지만, 확실하게.


아직 생활이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마음의 여유만큼은 분명하게 커졌다.

이젠 말할 수 있다.

"우린 뭐든 하면 할 수 있어."

"우리가 원하는 삶을 이루며 살게 될 거야."


아직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지만, 정신만큼은 이미 다 이루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복을 끌고 다니는 부부가 되었다.


돈이 우리를 바꾼 게 아니라, 돈을 통해 우리가 단단해졌다.

오늘도 우리는 복을 끌고 다니며 서로의 인생을 빛으로 길들이고 있다.


그리고 그 빛이, 내일의 길을 또 환하게 밝혀줄 거라 믿는다.

빛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었다.

우리가 단련된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내는 그 순간마다, 이미 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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