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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시작하니, 내 성격이 먼저 드러났다

8장. 돈은 결국, 나를 단련하는 도장이었다. (8-1)

by 빼어난 별

돈으로 시작하지만, 나 자신을 단련시키는 이야기다.

아마 주식이든 일상이든, 처음 시작할 땐 다 비슷할 것이다.

잘 몰라서 두렵고, 두려워서 망설이다가, 결국 부딪히며 배우게 된다.


재테크를 시작하면서 아직 코인은 무섭기도 했고, 잘 몰랐고, 이미 고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타이밍을 놓쳤다는 느낌이 강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내 후년쯤엔 조금씩 발을 담가볼 생각이다.

아직 코인 창을 완전히 익히지 못해, 사고파는 건 할 줄 알아도 차트 보는 법은 몰랐다.

그래서 손이 쉽게 가지 않았다.


주식도 마찬가지였다. 차트를 완벽히 볼 줄은 모르지만, 나만의 촉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큰 욕심을 내지 않으니 의외로 잘 맞아떨어지는 편이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기다리는 것도 못했고, 두려움과 욕심, 조급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선 내가 잘 모르다 보니, 기다리는 게 맞는 건지 아닌 건지도 파악을 못 했다.

조금만 떨어져도 두렵고, 약간 오르면 팔아버렸다. 나중엔 후회를 수도 없이 했다.


소이 말처럼 껄껄껄.

'아, 조금만 더 기다려볼걸.'

'아, 더 살걸.'

'아, 그냥 팔걸.'


그렇게 나도 생체리듬, 바이로리듬처럼 감정이 오락가락하는 걸 스스로 체감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흐름을 보다 보니 이제는 '확신 같은 감'이 생겼다.

기회들이 보이기 시작했기에, 기다리며 수익이 있어도 참고 견디는 걸 배우게 되었다.

차트의 흔들림보다 내 마음의 흔들림이 더 크다는 걸 알게 됐다.

큰돈이 들어간다면 더하겠구나 싶어, 오히려 '내 마음의 그릇'을 키워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모든 과정이 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돈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면, 성향들이 다 다르다.

그냥 안전하게 돈을 모아 현금으로 갖고 있는 게 최고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주식이나 코인이 오를 때 "이때가 기회다!" 하며 무작정 뛰어드는 사람도 있다.

또한 꾸준히 정책과 국제 정세, 주식 시황을 공부하며 따라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막상 투자하는 사람들 중에는 "내가 뭐 그렇지", "나는 안돼","꼭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팔면 오르더라"라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댓글창을 보면 긍정보다는 부정과 분노가 훨씬 많았다.

마치 시장보다 사람들의 마음이 더 요동치는 것 같았다.


너무 초긍정 모드로 '무조건 오를 거야' 하고 믿는 것도 위험하지만,

기왕 내가 시작하고 신중히 선택하고 고른 거, 틀릴 수도 있지만 마인드 자체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걸 느꼈다.


나는 주로 안정적이면서 배당을 꾸준히 주고 성장할 수 있는 종목을 찾는 편이었다.

그런데도 호재와 악재 사이에서 흔들릴 때가 많았다.

'인생 뭐 있어!" 하며 올인을 외치며 오를 때는 급격히 오르고, 떨어질 땐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지는 도박성 주식들에 투자해 돈을 잃은 사람들도 많았다.

그렇게 하면서 주식을 끊고 떠나는 사람들, 그리고 거품일 때 들어가는 사람들도 대부분이었다.


없는 돈이라고 생각하고 여윳돈으로 한다 해도 마음은 흔들린다.

써야 할 돈을 정해진 기간으로 하거나, '치고 빠지고'로만 접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 70년 동안 주식을 주업으로 삼아 자산을 늘려온 '슈퍼개미' 후지모토 시게루 89세 할아버지의 일상이 담긴 책을 읽었다.

정말 대단하시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든 하나같이 꾸준하게 루틴을 지키며 포기하지 않고 걸어가는 힘.

그는 데이 트레이딩으로 매일 공격적인 투자를 하셨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반복되는 일상을 이어가며 투자를 지속하는 모습이 내게 롤모델처럼 다가왔다.


나의 성향은 그렇게까지는 자신이 없었다.

아직까지는~ 그렇게 해야 무(無)에서 유(有)로 빨리 갈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아직은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놀면서 해야 하는, 노력하는 베짱이형이라는 걸 깨달았다.

하루 이틀 만에 사고파는 건 내 성격엔 안 맞았다.

나는 한두 달, 길게는 몇 달을 두고 지켜보는 게 더 편했다.


주식을 하면서 알게 된 건, 급한 성격에 비해 나는 생각보다 기다림을 잘한다는 것이다.

흐름을 파악하며 조금씩 올라오는 재미,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계좌가 늘어나가는 걸 보는 게 즐거웠다.

대신 완전 적금이나 연금처럼 장기적으로 모아가는 주식은 신랑 계좌로 세팅해두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나는 신랑보다 공격적인 성향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본다.

"난 못할 거야." "난 안 될 거야." " 내가 뭐 그렇지."

이런 마인드로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걸 느꼈다.

나 또한 그랬지만, 지금은 확실히 마음 근육이 단단해졌다고 느낀다.

주변 사람들의 마음 근육까지도 헤아려보게 되었다.


말이라도 좋은 말을 해야 마음이 그 방향으로 따라간다.

말엔 힘이 있다. 마음가짐에도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있고,

그 흐름이 결국 내가 끌어당기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걸 느꼈다.

말 한마디라도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길 바라며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 근육을 키워야 단단해지지만, 그게 쉽지는 않다.

예전에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주인공처럼 뭐든 주먹구구식으로라도 "난 다 해낼 거야!"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도 "무조건 해낸다!"는 마인드로, 실패와 우여곡절이 있어도 쓰러져도 다시 시작하는 사람.

그런 돌덩이 같은 단단함이 결국 진짜 성공을 만든다.


89세 일본 할아버지께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했기에 지금의 위치에 있으실 거라는 걸 크게 느꼈다.

마음에도 그릇의 크기가 있듯, 돈에도 그릇의 크기가 있다는 걸.


[더 해빙]이라는 책에서 본 내용이 인상 깊었다.

빌 게이츠나 일론 머스크처럼 돈그릇 크기가 남다르게 태어난 사람들도 있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도 기본적으로 주어진 돈 그릇의 크기가 있다는 것.

그 크기는 같을지라도, 어떤 사람은 죽을 때까지 그걸 채우고, 어떤 사람은 채우고 없애기를 반복하며 살고, 또 어떤 사람은 반의 반도 채우지 못한 채 인생을 마감한다는 이야기였다.


그걸 읽고 나서 다짐했다.

'나에게 주어진 돈그릇은 채우다 못해 넘쳐 흐르도록 만들어야겠다.'


보통 사람의 평생의 오고 가는 돈그릇 크기는 30억에서 100억 정도라고 한다.

대부분은 평생 그걸 채우지 못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100억 이상이 된다면, 그것 또한 의식의 확장으로 무한대로 넓어질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자신인 만들어낸 마인드 속 긍정적인 시각과 에너지의 순환, 의식의 확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허무맹랑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의식과 에너지로 바라본다면 이상하게 와닿았다.


기왕 보통 사람의 돈그릇이 100억을 채울 수 있는 그릇이라면, 무조건 채우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넘칠 경우엔, 또 다른 더 큰 돈그릇으로 갈아타야 하는 거 아닐까?

기본적인 돈그릇이 정말 존재한다면, 한 번뿐인 인생이라면 최소한 그 기본은 해야 하지 않을까?


인생의 막판이 아니라, 아직 중간일 때 그 기본을 다지고 채워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막연한 도전과 불타오르는 열정이 느껴졌다.


모아놓은 돈이 아니라, 오고 가며 순환되는 총량을 의미한다면 정말 신빙성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트보다 더 많이 요동친 건 내 마음이었다.

그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게, 진짜 수익이었다.


오늘도 나는, 차트보다 내 마음을 먼저 들여다본다.

돈은 결국, 나를 단련시키는 도장이었다.

나는 오늘도 그 도장 위에서 마음을 수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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