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작가가 되고 싶은 걸까?

by 빼어난 별

글을 쓰는 이유는 나 자신을 알아가고, 친해지고, 생각의 흐름을 정리해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글로 하나의 직업을 만들고 싶고,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갖고 싶었다. 나만의 색을 담은 책으로 세상에 가치 있는 무언가를 꺼내고 싶었고, 문장 하나만이라도 남겨 누군가에게 공감과 위로, 위안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처음엔 나를 이해하고 싶어서 시작한 글쓰기가,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에게 닿길 바라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글을 쓰면서 내 안의 '말하고 싶은 것들'이 점점 모양을 갖춰갔고, 그 안에서 작가라는 목표가 피어났다.


지금은 많이 미흡하지만, 언젠가는 '작가'라는 인생의 한 챕터, 하나의 직업을 꼭 만들고 싶다. 물론 창작이라는 세계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요구하는지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은 꿀 수 있는 거잖아. 목표도 가질 수 있는 거고." 하며 나는 이 여정을 도전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다. 아마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많은 분들도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물론 이미 책을 낸 작가님들도 많지만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유명해지고 싶은 것도 아니고, 얼굴을 알리고 싶은 것도 아니잖아. 그냥 작가라는 타이틀과 이름만 알리고, 즐겁게 글을 쓰며 하나의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싶었던 거였지. 그걸 이루고 나면... 그다음엔 뭐지? ' 목표는 생겼지만,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내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상에 내가 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누군가의 인생에 단 한 사람에게라도 영감을 주고,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었다. '저 사람도 하네? 나도 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작은 희망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목표는 이룰 수 있는 것이지만, 목적은 방향을 잃지 않게 해주는 나침반이다. 목적이 분명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루고도 허무해질 수 있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다.


그리고 작가의 삶을 다시 떠올려봤다. 과연 나는 그 삶을 즐거워할 수 있을까? 나는 강연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지금처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내가 설정한 목표를 이루며 살아가고 싶다.(물론 강연이든 작가든,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럼 상상 속에서처럼 작가가 되어 인세를 받고,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삶을 살게 되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이 될까? 그 질문 끝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목표도 중요하지만, 목적이 분명해야 그걸 진짜 이룰 수 있는 길이 보이는구나."


며칠을 고민했지만, 아직도 답은 오지 않았다. 왜 나는 책을 내고 싶고, 글을 쓰고 싶고, 작가라는 삶을 하나의 목표로 잡았을까? 단순히 돈 때문일까? 글로 돈을 번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깊은 고뇌가 필요한지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형 자산으로서의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싶은 욕망은 분명히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보람을 느끼고, 살아가는 즐거움을 느끼며, 무언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작가라는 타이틀도, 나만의 브랜드도 없다. 물론 그걸 만들어가는 과정은 계속해 나가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왜 그렇게 하고 싶은지를. 즉 '목적'을 먼저 찾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 손주들에게 나침반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내 안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너 따위가 무슨 작가야. 누가 네 글을 봐줘? 누가 책을 사?" 그렇게 스스로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다.


그 순간 깨달았다. "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어! 할 거야, 나!" 하지만 이제는 반드시 목적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나만의 중심을 잡아 줄 그 '왜"를. 그래야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으니까.


나는 믿는다. 글을 쓰다 보면 언젠가는 그 목적을 찾게 될 거라고. 지금은 자신감도 없고,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하지만, 그냥 막무가내처럼, 아무 생각 없이 지금처럼 꾸준히 해보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분명 길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만의 목적도 찾게 되리라 믿는다. 언젠가 목적을 찾게 되더라도, 그 목적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쓰는 이 글 한 줄 한 줄이 결국은 나를 만들어주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브런치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책을 내고 싶어 하고, 작가가 되어 하나의 파이프라인을 갖고 싶어 한다. 그만큼 '목적'을 찾는 일이 이렇게도 어렵고, 고뇌스럽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목표는 세울 수 있다.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느꼈다. 목표는 '계란' 같고, 목적은 그걸 담는 '바구니' 같구나란 생각. 그 깨달음이 들었을 때, 마음은 조금 장황해졌지만, 방향은 조금 선명해졌다.


목적이 있어야 지치지 않고, 목표도 잃지 않게 되는 것이니까. 지금 이 순간 쓰고 있는 이 글도 결국은 나의 길 위에 놓인 하나의 디딤돌이고, 목적을 향해 가는 과정이자 증거다. 나는 여전히 길 위에 있고, 쓰는 이 행위 자체가 내가 잊지 말아야 할 이유가 되어준다. 그래서 오늘도 쓴다. 언젠가 분명히, 내가 왜 쓰는지를 선명하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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