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아주 짧게 한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회사의 출판팀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보통 영상팀의 팀장님이 제일 먼저 출근하셔서 사무실 문을 열지만, 더러는 팀장님보다 내가 더 일찍 도착하기도 했다. 그날도 지금처럼 엄청나게 무더운 날이었다. 불 꺼진 사무실에 불을 켜고 환기를 시키던 찰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영상팀 팀장님이 들어오셨다. 인사를 건네고 다시 자리에 앉으려는데 팀장님은 가방도 내려놓지 않고 갑작스레 내 옆에 오시더니 뜬금없는 질문을 하셨다.
“혹시 가수 Sia(시아) 알아요?”
나는 외국 가수는 잘 모르는 편이다. 다소 당황한 내가 모른다고 답하자 팀장님은 그럼 Sia의 <Snowman>을 꼭 들어보라고 말씀하셨다. 이유는, 운전하고 있는데 스피커에서 <Snowman>이 흘러나왔고 갑자기 내 생각이 났다면서. 노래의 분위기나 가사가, 그냥 그 노래의 모든 것이 전반적으로 나를 닮아있다고. 그래서 눈물이 났다나…? 팀장님은 “꼭! 꼭! 들어봐!”라고 외치고는 자리로 돌아가셨다. 난 일하다 말고 바로 이어폰을 꼈다. 유튜브에 접속해 Sia의 <Snowman>을 재생했다. 모르는 노래인 줄 알았는데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음악을 잘 모르는 나도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Sia, 그녀의 목소리.
Don’t cry snowman right in front of me ~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다 들어보았다. 과연 어디가 나를 닮았다는 건진 모르겠지만 그냥,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노래가 마음에 들었다.
점심시간 때쯤 다시 만난 팀장님은 나를 보더니 노래를 들어봤냐고 물으셨다. 그렇다고 하자 들어보니 어땠느냐고 팀장님은 재차 질문하셨다.
“으음, 생각보다 좀… 슬프던데요?”
“그렇지? 시아 노래가 약간 다 그런 분위기가 나. 그런데 <Snowman>을 들을 때마다 나는 꼭 자기 생각이 나더라고. 자기도 꼭 그런 느낌이야.”
고개를 갸웃하는 내게 팀장님은 본인도 그 노래를 들으면서 왜 나를 생각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다 이유를 알게 되면 그때 다시 말해주겠노라고. 그 이유가 궁금했지만, 결국 난 답을 듣지 못한 채 퇴사했다. 그리고 그 팀장님과도 연락이 끊기고 말았다.
영상팀 팀장님이 알려주신 덕에 내 플레이리스트에선 가끔 Sia의 <Snowman>이 울려 퍼진다. 노래가 슬프던 어떻든 어떠한 것이 나를 떠올리게 만들어 준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인 것 같다.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내 생각이 난다는 뚜렷한 이유를 여전히 모르겠지만, 알 수 없기에 또 다행인 것도 같다고 생각하면서.
Don't cry snowman not in front of me
Who will catch your tears
If you can't catch me darling
If you can't catch me darling
…
_
23.08.08.
Don’t Cry Snowman
Don’t Cry Sn
Don’t Cry SnowmanowmanDon’t Cry Snow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