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의 손이 허벅지에 올려졌다. 손끝에 힘이 들어간 것을 느끼며 내 숨소리도 이내 거칠어진다. 진의 손은 그대로 허벅지를 타고 올라와 내 무릎을 잡는다. 무릎에 도달한 그의 손은 완연히 힘을 준 채 나를 제압하고, 그 기세에 나는 가늘게 눈을 뜨고 그를 올려다본다. 숨을 몰아쉬는 그를 보며 다시 눈을 감는다. 만족스럽다. 침대 시트에 살결이 스치는 소리마저도. 점차 농후한 공기에 젖어 들 즈음 진이 갑자기 몸을 벌떡 일으켰다.
“방금 못 들었어? 그 소리가 또 들렸어.”
뭐? 진의 말에 숨을 천천히 골랐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진을 올려다보니 그는 불안한 눈으로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그 소리가 계속 들려. 떨리는 그의 목소리가 방안에 정적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