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졸이고, 회사는 여기가 처음이었다. 그래서 150%의 아웃풋을 내고 업무역량을 내면서 6년을 버텼다.
스스로 무시하고 싶지는 않으나 도급사 고객센터를 회사라고 불러도 되는진 모르겠다.
(물론 BPO마다 다르고 고객센터마다 다른 부분입니다)
해당 BPO 회사명을 노출할 순 없으나 나름 회사인척, 보수적인 척을 지향하는 회사였기에
일부 다른 고객센터처럼 자유로운 복장, 언행, 헤어를 한 상담사나 직원은 매니저에게 뒤에서 욕먹기 딱 좋은 먹잇감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미 이곳을 다닌 지 근 6년이 되어가고 있었고 관리자라고는 하나,
대놓고 팀을 이끄는 팀 리더라는 명칭을 달지는 못했다. 나가기를 결심한 지 얼마 남기지 않고 나서야 부실장이라는 희한한 명칭을 주더라. 하하
(내부 본사용 직급과 고객센터용 직급이 따로 있음)
왜냐하면, 이곳에서 인정받으려면 일을 잘하는 게 아니라
어리고, 날씬하고, 피부가 좋고, 예쁘장한 여자이거나, 보통 체격과 보통 얼굴의 남자여야 초고속 승진이 가능하다.
승진을 판단하는 매니저가 거의 SM엔터테인먼트 캐스팅매니저 급으로 외모지상주의+남아선호사상이 끝내줬었기에,
언젠가는 감이 떨어지기를 그 자리에서 기다리기만 했을 수도 있지만.
나는 내가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업무적 성장이 더 우선순위였으니 그저 순응하고 내 맡은 바를 충실히 이행했다.
하지만 도급사 특성상 관리자들이 쉴 새 없이 바뀌고, 경력자가 와도 적응을 못해 도망가는 대형 센터였기 때문에 타 팀이라 하더라도 누수가 있는 곳, 사각지대가 있는 곳, 선제적 대응을 대신해주고,
아침 일찍 와 화분 물 주기까지 도맡아 했어도 단 한 번을 진심으로 인정하는 표정과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나는 이 회사에만 있었을지언정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 말하는 칭찬 레퍼토리가 매년 매번 똑같은 점, 본인 눈에 차는 외모를 가진 여자, 남자 팀장에게 보이는 표정과 스몰토킹 내용 자체가 완전히 다른 점에서 그녀의 칭찬은 내 귀에 들어오지도 원동력이 되지도 않았다.(바로 옆자리라
다들렸음^^)
혹시 내가 피해망상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부분은 이 BPO 본사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미 암암리에
남성편애사상에 대해 널리 알려진 지 오래라 객관성은 충분한 이야기다.
한 사례로, 같은 팀이면서 백보 천보 양보해서 같은 업무 아웃풋을 보여준다고 “치는” 남자 직원 둘 다 순차적으로 퇴사를 질렀다.
결과는, 남자 직원은 본사로 전환배치. 나는 잡는 척만 하다가 "어쩔 수 없지"하며 놔주더라.
어이가 없어서 여기 BPO와 계약 중인 고객사 중 한 곳으로 간다고 했더니
부랴부랴 퇴근 직전에 나랑은 연관도 없고 나를 고려하지도 않은 쓰레기 같은 자기계발 책 한 권(돈 주고는 아무도 안 살)을 사서 퇴사 선물이랍시고 내게 던져주었다.
그 후 먼저 본사로 갔던 남자 직원이 고객센터의 친한 사람들에게 어찌나 자랑을 했는지,
다른 남자직원이 "아몰랑 본사 보내줘요" 하니 없는 자리를 만들어서라도 보내주더라.
결정적으로 그 들이 간 팀은, 내가 몇 년 전부터 홀로 수많은 양임에도 불구하고 도맡아서 해왔던 업무에 연관된 팀이었다.
그때 여실히 느꼈다. 여기서는 내가 성장하기보다 외모를 가꾸는 편이 이 매니저 아니, 이 고객센터가 원하는 인재상이었음을.
이제 정말 이 회사를 나갈 때가 되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