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졸업 축하해!!!
9월 새 학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많은 대학생 학부모들의 걱정은 아이들이 지낼 집을 구하는 것이에요. 집에서 통학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만큼 기숙사나 자취 등을 고려합니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충분한 기숙사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기숙사에 들어가기가 정말 어려워요.
대학원에 들어가는 큰 아이도 기숙사 신청을 하고 순서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대기 번호를 받고, 매주 추가 모집에 순번이 돌아오는지 확인하는 것이에요. 나름 몇 번의 경험이 있는지라 아이도 저도 조금은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었어요. 다시 말해 급하게 자취방을 알아보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개강 지나고 방 구해도 늦지 않더라고, 좋은 방은 언제나 많이 있고, 월세도 오히려 개강하면 조금 내려가는 것 같지 않아?" 아이도 크게 조급해하지 않으며 대학원 연구실로 출근을 시작했더랬어요. 그나마 적응기간이라 자유롭게 출퇴근하는데도 많이 피곤해 보였어요.
"그래도, 해주는 밥 먹고, 엄마가 빨래도 해주고. 일단 기다려 보자."
그리고, 순번이 돌아왔습니다. 예상보다 더 빨리, 기대한 것보다 훨씬 빨리요. 개강 전에, 정식 입주일에 짐을 넣을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오늘 그 짐을 넣었습니다.
대학원생의 짐이라 그럴까요. 고등 막내의 기숙사 짐은 바구니에 속옷, 양말, 수건 구별해서 각 맞추어 정렬해서 넣어 주었는데요. 대학생 기숙사에 넣을 때도 나름 잘 정리해서 사용하도록 넣어 주었는데요. 대학원생 짐은 우선 엄마가 싸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그저 주문만 해주었어요.
"햇반 우선 먹을 거 가져갈래?"
"아침에 두유 하나씩 먹을래?"
"시리얼 한 통 담아갈래?"
"세면도구랑 세탁 세제는 용량이 큰 것으로 할게! 세제는 캡슐형이 좋지? 건조기에 쓸 드라이 시트는 넣었다"
"이불은 간절기 용이면 되잖어? 쿠션은 가져갈 거지?"
"나머지는 알아서 챙겨라!"
그리고,
대학원에 입학한다는 것은 학부를 졸업한다는 것이고, 다음 주에 졸업식이 예정되어 있었어요.
'가만있어봐, 그럼, 짐을 넣고, 졸업식날 또 가야 해? 그건 너무 일인데...'
"우리 그냥 일요일에 짐 넣으면서, 졸업 기념도 할까? 가운도 미리 받았잖아? 졸업식 당일에 너무 복잡하고, 비도 온다더라고, 그러니 하루에 다 하는 것 어때?"
아이도, 가족도 모두 흔쾌히 동의해 주어 낮에 졸업 기념을 하고, 오후에 기숙사 짐을 넣기로 한 오늘이었어요. 다행히 비도 오지 않고, 날이 너무 덥지도 않았습니다. 일요일이라 함께 축하해 주기 위해 이모와 이모부도 오시고, 급한 일정 속에서 모두 협조와 이해를 해 주었어요.
"언니, 언니는 졸업 축하보다 기숙사 들어 간 것이 더 좋은가 본데?"
맞아요. 사실 저는 졸업보다 기숙사 입소가 더 반가웠습니다. 졸업은 정해진 일이었고, 기숙사 입소는 정해지길 간절히 바라는 일이었거든요. 기숙사 입소는 앞으로 아이가 잘 생활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고, 졸업식은 다음에 또 있을 행사라 생각했거든요.
학교에는 많은 손님들이 졸업을 축하하고 기념하고 있었습니다. 꽃을 준비해 팔고 계시는 분들도 여럿 계셨어요. 졸업식 당일이 아닌데도 그렇더라고요.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사분들도 정말 많으셨어요. 대부분 연세가 있는 분들이었어요. 졸업식날이 아닌데도요.
"오늘 이렇게 다 하면, 당일에는 심심하고 서운하지 않겠어?" 이모의 질문에 아이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습니다. "친구들 만날 거라..." 그나마 덜 붐비는 주말에 가가족들과 사진을 찍으며 기념을 하고, 당일에는 친구들과 시간을 갖는다 합니다. 요즘은 그렇다네요.
그러고 보니 아이에게 축하한다 제대로 말도 못 해주고 하루가 다 갔습니다. 아무래도 축하 인사는 졸업식날에 해주어야겠어요. 얼마나 열심히 살았을지, 어렴풋이 마음만 헤아리는 엄마이기에 감사의 인사도 함께 전해야겠습니다.
"아마 내가 최우등 졸업일걸?"
"음? 근데 그걸 어떻게 확인해?"
"졸업장에 쓰여있나?"
"졸업장 언제 받아?"
"졸업식날 과사무실에서 찾아가는 것 같은데."
"그래? 그럼 사진 찍어 보여주고!"
아무래도 진짜 축하는 졸업식 당일로 미루어야겠어요.
확인해보고요.
진짜 졸업장 사진 들고 다시 글 쓸 수 있을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