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전, 브런치를 알고 도전하여 한 번에! 작가가 되도록 한 기록을 다시 찾았어요. 그 이야기로 저의 브런치를 시작했더랬어요. 막내의 대입 원서를 준비하며 괜히 이것도 찾아보고, 저것도 정리하고 하다가요. 작년 불렛저널을 보면서 깨달았어요. 일 년이 지났구나. 벌써 일 년 전 기록이 되었구나.
그렇게 시작한 아들 키우는 맛을 다시 분류해 보았어요.
단맛,신맛,떫은맛, 그리고 무슨 맛인지 모르겠는, 이제 알아가는 맛
다양한 맛을 소개합니다.
단맛
1. 이젠 삼 형제가 모두 나보다 키가 크다. 훌쩍... 옆에 서 있으면 진짜로 든든하다.
2. 초상을 치르거나 이사를 해야 할 때 병풍처럼 서있기만 해도 든든하다. 힘을 쓰는 게 달라졌다. 든든하다.
3. 대학생쯤 된 미래에 대한 고민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몇 년 후에 은퇴해도 아들 덕에 든든할까?
4. 딸냄들은 아기 시절 품에 폭 안기고, 아들들은 품에서 나가려 버팅긴다. 그러다 갑자기 안기는 순간...
5. 일주일만 안 봐도 훌쩍 커있다. 콩나물처럼 물만 주면 크는 것 같다. 가성비 좋음.
6. 아들과의 사이가 급격히 좋아질 계기가 있다. 군대 입대 전! 어지간하면 용서해 준다.
7. 아들의 옷을 아빠가 물려 입는다. 옷 물려 입던 친구아들도 아빠가 입으면서 받지 못함. 아빠들은 좋아함.
8. 왜 아들들이 수학을 더 잘할까? 느린 여유에서 나오는 수학에 대한 치기심?...승부욕.
9. 수박 한 통을 이틀이면 다 먹는다. 귤 한 박스는 삼일이면 다 먹는다. 안 먹는 것보다는 낫지.
10. 소년에서 청소년이 될 때는 낯설어지고, 청년이 될 때는 친구 같기도 하다.
신맛
1. 딸이 있었음 하는 마음은 별로... 딸 있으면 나만 좋음. 동성의 형제들이 갖는 우애가 더 실속 있을 듯.
2. 비 온다고 비 맞을까 그다지 걱정되지 않는다. 현관장에 넘쳐나는 비닐우산들...
3. 100원짜리 동전은 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동전 지감은 엄마만 갖고 있으면 된다고 생각.
4. 혼자 잘 난 척 다 알아서 하는 것 같아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물어본다. 아직은 엄마가 필요함.
5. 어릴 때는 일기장에 3일 연속 카레 먹은 이야기를 써 놓았더라. 여자 마음을 너무 모르는구나...
6. 까칠함은 덜 하겠지 싶지만, 무심함은 끝 간데없다. 돌아올 만큼만 가라.
7. 유아시절 놀이에서 본능적으로 승부욕을 보인다. 커서는... 이상한 데 목숨 걸지 말고, 힘쓸 곳에 힘쓰자.
8. 우리 아들이 천재인가 보다. 그때의 기록들을 꺼내본다. 그 아이 어디 갔는지... 돌려놔!
9. 우리 집엔 나보다 나이 많은 아들도 있다. 많은 엄마들이 그런 아들을 키우지 않을까... 싶다.
10. 엄마의 위치는 어디? 여자 친구> 친구> 엄마? 나도 그렇게 인정하는 것이 속 편하다.
떫은맛
1. 고등까지는 옷장에 온통 검정 옷, 여자 친구 생기니 색상이 다양해지고, 20대가 되니 화려함.
2. 예전에는 나의 눈빛으로 너를 제압했는데, 이젠 너의 눈빛에 내가 눈치 보네.
3.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더니, 여자 친구와 헤어진 날 전화 온다. 그렇게 담담하냐. 나쁜 남자 싫다.
4. 옷 주머니, 이불속, 온통 '유희왕 카드'가 집안에 날아다닐 때가 있었다. 그 뭉텅이를 오늘 또 찾았다.
5. '유희왕 카드' 옆에 '포켓몬 카드'도 한 봉다리 나왔다. 이젠 내가 버리기를 망설인다.
6. '엄마 같이 독한 여자만 아니면 돼요'라고 말하는 남의 아들, 그 엄마만 모르고 있다.... 난 가?
7. 자전거 타다 다리 다치고, 농구하다 안경 깨고, 축구하다 머리 깨고, 지금은 얌전히 PT 받는 중.
8. 아들이라 늦되겠지, 저력 있겠지, 뒷심 있겠지, 무던히도 엄마를 기다리게 한다.
9. 화장실을 분리해서 써야 한다. 남 vs 여, 더 깨끗이 쓰는 것이 과연 불가능한가.
10. 방바닥의 먼지에 너무 관대하다. 치워 줄까 생각하다가, 나도 너를 조금 더 버텨본다.
뭔... 맛?
1. 아들의 눈물... 분하고 억울하다 생각할 때 볼 수 있다. 다 커서는 그닥 억울해하지 않는 듯.
2. 아들이 하는 가장 큰 효도는 '입신양명'이라고... 난 잘 모르겠는데, 아빠들에게는 그러한 듯하다.
3.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체력이 좋다는 것과 동급이다. 딸내미들 체력 키우고, 아들들 멘털 키우고.
4. '마마보이' 절대 안 됨!, '엄친아' 그건 어느 정도, '엄마만의 아들'로 살지는 않기를...
한 페이지 가득 채운 기록이었어요. 지금 쓰라면 한 페이지 더 채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끝도 없이 엄마의 입맛을 테스트하는 삼 형제가 있으니까요. 2023 버전을 다시 써 봐야겠습니다. 그렇게 기록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