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우리는 무엇을 기대하며 사는가

by 부키


스토너



저자 존 윌리엄스 (지은이), 김승욱 (옮긴이)

출판 알에이치코리아(RHK)

발행일 2020-06-24

카테고리국내도서> 소설/시/희곡> 영미소설

함께 읽은 북클럽 : 디깅클럽 3기









그는 지혜를 생각했지만, 오랜 세월의 끝에서 발견한 것은 무지였다.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생각했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다시 생각했다.
주위가 부드러워지더니, 팔다리에 나른함이 조금씩 밀려들었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감각이 갑작스레 강렬하게 그를 덮쳤다.
그 힘이 느껴졌다.
그는 그 자신이었다.
그리고 과거의 자신을 알고 있었다.



세상에 태어나 이름을 얻었지만, 고생스러웠던 어린 시절, 그럼에도 농부가 아닌 교육자로 살게 되고, 고단한 학업이었지만 대학원에 진학하여 강의를 하고 교수가 됩니다. 그렇게 이어지는 삶.


결혼

정착

교육자

아버지

캐서린

사랑

고난

기회

기쁨

그리고… 죽음


누구에게나 일어날 것 같은 일들이에요.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일들이 삶의 굽이굽이 골짜기를 만들며,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을 반복합니다. 삶이란 원래 그런 것일까요? 나락으로 떨어지기 전에 기회가 오고, 기회에 기대어 기쁨과 행복이 오만해지면 또다시 고난이 오는, 이렇게 반복되는 삶을 사는, 그러다가 죽게 되는… 우리 모두 그럴지도 모릅니다.



독서 모임에서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등장인물과 사건 등에 대한 시각이 모두 제각각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주인공에 몰입하게 되고, 또 어떤 분은 주변 인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도 해요. 혼자 읽었다면 관점을 바꿔 볼 시도를 하지 않았을 거예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게 됩니다. 하지만, 옆에서 "이건 다르지 않나요?"라는 의문을 주면 그제야 다시 멈추어 생각하게 돼요. '그럴 수도 있겠네.'



주인공 스토너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한 없이 안타깝고, 동정심을 일으키는, 약간은 답답한 상황들이 계속 생기는데요. 그 주변 인물, 친구나 아내, 혹은 연인의 입장에서 보면 원망스러운 부분도 많더라고요. 더욱이 시대 배경이 익숙하지 않았던 때라 문화를 이해하는 것에 의아함이 많았어요. 그러면서 알게 되는 것도 있습니다. 함께 읽는 회원들의 개인적 가치관, 사람을 보는 관점, 혹은 태도 등에 대해서요. '이런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었구나. 이런 사람에 대해 분노하는구나.'



그렇게 내면의 모습을 보는 것으로 소설이 좋은 역할을 합니다. 그러기에 스토너는 참 좋았던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은 여러 대목에서 울었다고 하셨어요. 평소에도 감정 이입을 잘하시는 분이었는데, 역시나 주인공에 몰입하여 많이 슬펐다 하셨습니다. 어떤 대목에서는 모두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



주인공 스토너가 죽기 전에 스스로에게 던지는 짧은 질문입니다. 인생의 마지막을 감지하는 순간에 스스로에게 충분히 잘 살았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은 그런 순간에요. 무엇을 기대하고 살았는지 회한에 젖는다는 것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보입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저서를 손에서 놓지 않으려고 해요. 학자로서 책을 쓰고,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그의 주된 삶의 원천입니다. 그것에서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요?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그리 훌륭한 역할을 하진 않았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최선을 다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많은 후회가 밀려오겠지요. 그리고 되뇔 것 같아요. 무엇을 기대했냐고.



'과연 지금 이렇게 사는 것이 최선인가?'에 대한 질문을 늘 하며 살라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의식적인 습관이 반복될 뿐이라고요.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지 돌아보고 성찰하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서 누군가 다시 물을 것 같아요. '넌 무엇을 기대하는가?'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나의 행운에 감사하며 사는 것,

스토너가 전해주는 지혜가 아닐는지요.

우리 모두는 스토너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했던 분들의 후기를 소개하며 마무리할게요.



넌 무엇을 기대했나?" 이 한마디를 위해 이 책을 읽은 것 같아요. 누구나 한 번뿐인 인생 근사하고 찬란하길 바라거나, 인 생 한방 '반전'을 꿈꾸기도 해요. 길지 않지만 살아보니 그렇던가요?ㅎㅎ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이 진짜 행복이란 걸 깨닫는 순간은 이미 많은 일을 겪고 한참 흐른 뒤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되죠. 인생도 그렇지만, 이 책에 대해서도 그랬던 것 같아요. 뭔가 일어날 것만 같고 뭔가 탄생의 비밀, 음모 등을 기대했는지도 몰라요. 그래서 마음을 내려놓을 때쯤 스토너의 '바람'이 배신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말이에요. 가을에, 나이가 조금 든 이 시점에 참 좋은 책이었어요!^^



스토너의 넌 무엇을 기대했나? 아처 슬론의 "이건 사랑일세, 스토너 군" 이 두 문장이 기억에 남아요~ 죽음의 문턱에 서면 나는 어떤 생각이 파노라마처럼 스칠까? 나는 무엇을 기대하고 있나? 질문하게 되는 책. 늘 다른 무엇이 되기를, 다른 무엇을 이루기를 기대하며 사는 것 같아요. 그래서 늘 나와 다른 것과 비교하며 살게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나의 아주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사랑해 나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만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책이었어요. '넌 무엇을 기대했나?'라는 질문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읽었지만, 스토너의 인생을 함께 겪으며 다다른 마지막 순간의 질문은 큰 감동을 줍니다. 우리는 무엇을 기대하며 삶을 엮어갈까요? 굽이굽이 돌아가는 인생의 순간에서 희로애락을 겪으며, 살아내는 인생에서 무엇을 기대하는 것일까요? 기대가 없으면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지만, 인간의 본성은 자신의 삶에 많은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듯해요. 그럼에도, 보다 본질적인 물음과 답을 찾는 과정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재각기인 인물들, 잘 모르는 시대적 배경과 사회 문화, 함께 나누어서 더 풍성했던 스토너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디깅클럽 선정도서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네요. 주인공 스토너의 답답한 듯하면서도 우직한 성품을 보며 성격 급한 저와 비교해보기도 하고 각 등장인물들을 통해 여러 인간상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도 책을 놓지 않고 자기 일을 사랑하며 살아온 스토너에게 본받을 점도 보이지만 좀 더 주변을 살피고 관심을 가졌으면 삶이 더 풍요로웠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어요. 역시 인생에서 중요한 건 큰 이슈보다 사랑하는 가족,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내 일이구나라고 깨닫고. 나는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 질문해 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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