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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대학원생의 새학기- 현실적인모습

좌충우돌 첫 학기! 눈물터져버린 자기소개

by 이하율


서른 날, 대학원생이 되기까지-

나는 꿈에 그리던 대학원생이 되었다

11번의 불합격 통지에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던 것은 꿈 덕분이었다

지난 10년 간 나의 한계를 깨는 107가지 도전을 해왔던 나는

풀코스 마라톤 완주, 세개미인대회도전, 혼자 세계배낭여행, 책 천 권읽기, 도전기로 책 출간하기 등

다양한 도전을 통해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 자신을 믿고 응원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108번째였던 이 도전 역시 호락호락하진 않았다.

남들은 한 번에 붙는다던 대학원에 나는 무려 11번이나 떨어졌다.

'나의 능력을 과대평가한 건 아닌지, 이꿈은 내가 이룰 수 없는 꿈인건지'

잠시 방황도 했지만, 과거의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이 또한 내가 넘어가야할 산처럼 보였다.

매일 학교 교정을 거니는 상상을 하며,

학교에서 동기들, 교수님과 함께 수업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새 - 나는

기적처럼 상상했던 모습이 내 현실로 펼쳐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늘 드디어! 첫 개강 날이다.

교수님도 동기들도 볼 수 있다니!

아침부터 마음이 설레이기 시작했다


수업이 시작하기 10분 전

나는 교실로 향했다

한 남자학우분과 문앞에서 인사를 나누었고

서로 통성명을 하며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긴장이 풀리고 웃음이 나왔다


곧 다른 학생들도 하나둘 자리에 앉고

수업(이라 부르고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된 후

나는 깨달았다.

이 수업에 석사생은 나 혼자뿐이라는 사실을 -


다들 현업(상담계통)을 병행하며

박사학위를 준비하시는 분들이었고

이 수업의 막내는 나였다.


자기소개 시간- 터져버린 눈물

내 학과는 ‘중독학과‘이다

맞다.

많이들 아는 그 중독.

술중독 마약중독 스마트폰 중독

섭식중독 물건 혹은 행위중독 등

다양한 중독이 있고

나는 그 중독문제를 해결하는 학문을 공부한다


학차가 쌓인 순서대로

자기소개를 하는데,

나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뭐라 해야하지?

다들 말을 넘 잘 하시는데?


그렇다고 나를 포장하며 자기소개하기에는

이미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격이란 걸 알기에

나는 맨 마지막으로 내 차례가 오자

심호흡을 하며 쭈뼛쭈볏 일어났다


처음에는 간단히 내 소개를 하려 했으나

내가 왜 이 과에 왔는지

소개를 하다보니, tmi가 길어졌다

사실 상담 심리 쪽이다 보니 선배님들의

열린 마음과 수용적인 분위기가

나의 tmi를 더하는 데 한 몫했으리라-


자기소개를 하며 이상하게도

자기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터뜨리는 신입생이 되어버렸다 ㅠ


하지만 눈물을 흘리며 목멘 소리로 자기소개를 하는 동안 예상외로,

다른 학우분들이 눈을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오히려 박사님들 사이에 삐약이 석사생이라

그나마 커버가 된 걸까ㅠ ㅡ 그래도 민망함은 어쩔 수 없었다.



슬기로운 학교생활

이라는 제목이지만,

사실 슬기롭다기 보다 현실적이랄까-


오티에 지각할까봐 이리뛰고 저리뛰는 나지만

막상 학생증까지 만들고나니

정말 대학원생이 된 것이 실감난다!

짧은 첫 수업을 마치고 곧바로

대학교 도서관을 가보았다.

예상보다 더욱 좋았다.

책을 무려 3십권이나 빌릴 수 있는 도서관이다.

나는 올해 중국어를 다시 조금씩 배우기로 했다

그래서 우선(이미 다른 도서관에서 빌린책이 많다)

중국어 회화책 한 권을 빌렸다.

노트북과 책

그리고 내 관심분야인 심리학코너로 가보니

세상에! 읽고싶은 책이 너무나도 많은거다 :)


이거지!!!~

라는 쾌재를 마음 속으로 외친 후


신나게 책을 골라 책을 한참동안 읽었다.



나의 대학원- 첫째주

는 정말~ 정신이 없었다

오늘 허둥지둥 대다가 노트북까지 잃어버리고선

분실물 센터를 찾으려 이리뛰고 저리뛰면서

진땀도 빼고,


다행스럽게도 노트북을 찾고나선

안도의 눈물을 혼자 흘렸다


ㅋㅋ


나 앞으로 대학원 잘 ..

다닐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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