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6화)대학원, 고작 2주 나갔지만 느낀점이 많습니다

인간관계, 학업, 비전 등

by 이하율

최근 6개월 사이-

내 이름 석 자 뒤에 두 가지 타이틀이 붙었다.

작가‘와 ’대학원생‘

혼자

2년 간 골방에 틀어박혀

책을 쓰고 대학원 입학 준비를 한 나에게

하늘은 인내의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도 주듯

가지고 싶던 타이틀 두가지를 내게 선물로 주었다.


타이틀 뒤에 숨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현실

사실 작가가 된 이후에도

갑자기 유명해져서 이곳 저곳에서 인터뷰 문의가 들어오거나 유명 TV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 내가 직접 발로 뛰며 나와 내 책을 알려야만 하는게


무명작가의 현실.


마찬가지로 대학원생이 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여느 유명한 박사라도 된 듯

지식과 지혜가 쑥 올라가는 것이 아니었다.


대학원생이 된지 2주일 차,

하지만 그 사이에 내가 느끼는 것은 많았다


1.일과 학업 동시 병행이 어렵다

나는 주간으로 수업을 듣는 일반 대학원생이다.

야간은 출퇴근해는 직장도 병행 가능할지 몰라도(물론 힘드시겠지지만)

주간은 아침 9시부터 수업이 있어

직장과 학교를 동시에 다니기 쉽지 않다.

본래 나의 또다른 직업은 프리랜서 영상pd이다.

단독으로 이 일만 하기에는 일정소화에 무리가 없지만,

대학원을 다니며 오전 9시-6시까지 수업을 듣는 나에게 중간중간 업무에 관한 연락이 오면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대학원에 큰 맘 먹고,

나이 서른, 모아둔 돈을 배움에 쓰기로 한 이상

나에게는

‘집중과 몰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분야 최고가 되겠다는 다짐이 필요하다.

어제 박사 논문 통과만 남겨두고 있는

친한 언니와 대화를 나눴다.

그 분은 현실적인 대학원 생활에 대해 조언해주셨고

과거 자신이 석사 졸업 시험에 혼자 떨어져

얼마나 좌절했는지

논문주제를 정하고, 연구와 서베이를 진행하고

오랜시간 쓴 논문이 무사히 통과되기 까지

얼마나 맘 고생을 했는지 이야기해주었다

그 사실적인 이야기를 들으니


등에 진땀 부터 나더라-


단지 학과 연구 뿐 아니라 통계에 관해서도 공부를 해야한다며 책까지 추천해주시는 언니에게 차마

“제발 그만좀 하세요ㅠㅠ 흑흑”

이라고 푸념 한 마디 하지 못했다

그 분도 나처럼 대학원에 들어오기 전에

누구 하나 현실적인 조언 하나 해주는 사람이 없었고

그만큼 온몸과 마음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후배는 그 어려움 겪지 말라며 조언해주는 귀한 마음이 얼마나 감사한가!


하지만 내가

언니 말을 듣고난 든 생각은 이거였다.


대학원은 밥을 떠먹여주는 곳이 아니구나!”


제대로된 논문 한 편이라도 쓰기 위해서는

도서관에서 살아야 하고,

직접 찾아서 공부해야 한다


3.도서관 정복의지가 생김

잠시 마음좀 환기할 겸

희망적인 이야기도 좀 해보겠다!


나는 책읽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스무살이 되고난 뒤

약한 멘탈을 바로 세우기 위해

책과 친구가 되었고 덕분에 이제는


주변사람의 고민만 들어도 그에 맞는

책을 추천해줄 정도로

삶에서 독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내가 학교에 와서 가장 기쁜 일은

언제든지 책이 가득한 도서관에 가서

맘껏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가톨릭대학교 도서관

게다가 도서관 분위기도 매우 좋다

일층엔 이렇게 대형 열람실이 갖추어져 있고

2층에는 각 분야의 전문 서적과 흥미가 가는 책들로

가득하다


수업을 마친 후

도서관을 둘러보니 마음 속에 희망이 생겼다.


“나 이제!

내가 원하는 공부 정말 맘껏 할 수 있구나!“

대학원생 이라는 신분이

내게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학업에 몰입할 수 있는

계기와 기회를 주었던 것이다.



이제는 이 학생증을 가지고

세상과 도서관을 넘나드는 일상이

나에게 자연스러워졌다.


4.심플한 인간관계

생각보다 개인플레이가 대부분이다

함께 입학한

석사생 분들도 자주 보지 못한다

수업 시간표를 각자 짜니, 많으면 2번

아예 수업 하나 겹치지 않는 분도 계신다

다다음주 쯤 석사 신입생 환영회가 있다니

그때 아마 처음보는 분들도 계시리라-

나는 그래서 늘 혼자이다.


수업도 혼자 듣고, 카페에서 차도 혼자 마신다

그래도 자유로워서 좋다


정리하자면

대학원 생활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우리학교는 5학기인데

그 안에 내 실력을 쌓고

정말 이 분야 하면, 내 이름이 바로 떠오를 수 있도록

연구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만약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일반대학원 입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꼭 도전해보셨음 한다.


배움에는 늦은 나이가 없다.‘

라는 말처럼 나는 지금 내 생활에 최고로 만족한다

내가 원하는 분야를 배우고, 성장해나갈 수 있다는 게

인생의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


물론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때마다

나는 초심을 되새기며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당당히 활약하는 나를 꿈꾼다.

비전보드에 붙여둔 사진이다.


오늘도 이 비전보드에 있는 모습을 곧

내 현실로 만들기 위해 나는 공부를 한다.


다음편

-“뭐? 중독학과? 내가 아는 그 중독이야?” 라는 주제로 우리학과에 대한 글을 써보려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