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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을살아가는힘 Jun 08. 2021

위대한 나의 일대기 기억해내기 1

『위대한 엄마들의유희 시간』 6장

내 인생 나무 이야기      
나의 인생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며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이야기치료가 시작된 호주 아델라이드 덜위치 센터의 이야기치료 실천가이자 작가인 데이비드 덴보로우는 그의 책 우리 삶의 이야기, 다시 쓰기서문에 삶이 성공적이라기보다 비극적이라면 그 이유는 누군가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를 썼기 때문이며, 삶의 여러 사건들로 인한 강력한 요인들이 우리의 정체성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는 우리 자신에 대해 말하는 이야기들에서 영향을 받는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와 관련된 일화들을 바꿀 수 없지만, 우리는 자신에 대한 일화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특히 이것들로 마음을 돌볼 수 있다.      

덴보로우는 누군가에 의해 영향받고 규정되어왔던 삶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로 다시금 쓰기 위한 방법으로 인생나무(Tree of Life) 고안했다.      


뿌리- 우리가 온 곳(언어, 문화, 중요한 가르침을 준 사람들 등)

땅- 우리가 선택한 것(일주일의 시간 동안 내가 선택한 활동들)

줄기-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과 가지고 있는 능력

가지- 우리의 지평(소망, 꿈, 소원들)

잎-우리에게 의미 있는 사람들

열매- 물려받은 선물이나 다른 사람에게 기여받은 것들

꽃과 씨앗- 내가 다른 사람에게 남기고 싶은 하는 유산      


인생의 나무를 만들고 난 뒤, 덴보로우는 다른 시각으로 나무의 각기 다른 부분 사이를 연결할 수 있는 살펴보라고 강조한다. 이것은 내 인생에 특정한 ‘줄거리’를 만드는 과정이며, 내가 무엇에 가치를 두고 어떤 인생을 살아갈지에 대한 나 자신이 원하는 ‘선호하는 줄거리’가 되는 것이다.     


선호하는 줄거리 만들기      

‘선호하는’ 이야기는 이야기치료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포스트모더니즘과 탈식민주의에서 지적하는 외부적인 힘에 의해 규정되는 삶이 아닌 개인이 자기 삶의 다양하고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을 뜻한다. 사회적 구성원으로 삶을 살아온지 40년이 되었는데, 내 삶의 이야기를 돌아보지 않고는 내가 살아가고 싶은 미래를 이야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아내, 엄마로 살아오면서 잠시 잊고 있었던 내 과거의 이야기들을 되돌아보면서 내가 앞으로 살아갈 ‘선호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위대한 엄마들의 유희 시간』 후반부 모임에서는 4주에 걸쳐 자신의 이야기를 돌아보기로 했다.      


어린 시절의 나 소환하기     

첫 주는 ‘어린 시절의 나 소환하기’였다. 이를 위해 일주일 동안 어렸을 때 찍은 사진을 찾아서 오는 게 과제였다. ‘어릴 때 찍은 사진이 어디 있더라?’ 내 폰을 열심히 찾아보았는데, 온통 아이들 사진이다. 인터넷 드라이브를 뒤져봐도 아이들 어릴 때 생생한 모습은 담겨 있지만 내 사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와~ 내 사진은 너무 찾기 힘들다.’


일주일 내내 번번이 실패하다 모임 바로 전날 곧장 엄마네 집으로 출동했다. 우리 집은 어릴 때부터 사진을 많이 찍어서 앨범에 다 못 넣고 비디오 앨범까지 만들 만큼 사진에 공을 많이 들였었다. 저 많은 사진 더미 속에 내 어린 시절 사진을 찾아 손을 바삐 움직였다.

그때 내 뒤에서 엄마의 말 한마디가 날아온다. ‘가져가랄 때 안 가져가고 네가 필요하다고 할 줄 알았어.’

내 어릴 적 사진을 다시 찾을 날이 오리라곤 생각을 못함에 엄마한테 약간은 송구했다. 아기일 때부터 꼬꼬마 6세 정도로 보이는 사진까지 10여 장을 찾아 나서는데 보물을 찾은 것처럼 품에 꼭 안고 집을 나섰다.

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한 장 한 장 보는데, 이전과는 좀 다르게 느껴졌다. 같이 찍은 사진에 등장하는 젊은 엄마의 모습, 어린 내가 언니와 엄마, 아빠와 함께 살았던 기억 저편에 있던 온전히 돌봄을 받았던 어린 시절이 문득 느껴졌다.


‘나도 돌봄을 받고 자라왔구나.’


사진 저편에서 보내는 어린 나의 마음이 전달되었다. 아이를 낳고 남편과 둘이 양가의 도움 없이 맨땅에 헤딩하며 나 스스로 괴로워했던 것이 떠올랐다. ‘나는 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걸까?’ 자라오면서 어느 순간 웬만한 건 그냥 내가 알아서 해왔고, 누군가가 간섭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더더욱 싫어했던 것 같다. 이런 것이 어른이 되는 거고 엄마 아빠한테 떳떳한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를 낳으면서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에 나는 도움을 요청할 줄 몰라 모든 것을 감내하며 공포 속에 살았던 순간들이 있었다. 어린 시절에 받았던 가족들의 보살핌을 떠올리자 뭔가 지금의 나도 보살핌이 필요했구나 하는 내 안의 목소리를 인정해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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