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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을살아가는힘 Jun 15. 2021

위대한 나의 일대기 기억해내기 2

『위대한 엄마들의유희 시간』 6-2장

10대에 내가 좋아하던 가수와 노래 소환하기     


이번 주엔 질풍노도라 불리는 청소년 시기와 뗄래야 뗄 수 없던 좋아했던 가수나 음악을 골라오기로 했다. 나의 10대를 떠올리면 중학교 3학년 때 생각이 떠오른다. 교실에서 친구와 이어폰 하나씩 꼽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멍을 때린 기억, 노래방에 친구들과 몰래 갔다가 선생님에게 딱 걸려 혼쭐난 기억, 학원이 끝나고 저녁에는 라디오에 귀를 대고 함께 밤을 보낸 기억들이 난다. 무엇보다 당시 나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는 좋아하는 CD를 가득 싣고 음악과 멋진 차를 타고 바람을 느끼며 사랑하는 사람과 어딘가 떠나는 것이었다.

음악은 10대 소녀인 나에게는 혼자라는 느낌을 들지 않게 해 주는 가장 친한 친구였다. 꽉 막혀있던 삶에 숨을 좀 쉬게 해주는 존재랄까! 또한 나를 꿈꾸게 해주는 존재였다.  당시에 내가 유독 많이 듣고 따라 부르고 좋아했던 곡을 골라봤다.

     

양파의 '애송이의 사랑'

터보의 '회상'

비 '태양을 피하는 방법'

윤미래의 'T'      


다소 앙증맞은 노래 제목인 ‘애송이의 사랑’은 중1 때 학원에서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불렀던 노래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학교나 학원에서 잠깐의 놀 시간이 주어지면 노래를 시켰었다. 나는 외향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혼자 갈고닦은 무반주 ‘애송이의 사랑’ 노래를 힘겹게 부르면서도 뭔가 짜릿함을 느꼈다. 터보나 비는 당시 너무 좋아했던 가수였다. 김종국의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나의 목소리는 허스키하게 변해갔지만 멈출 수 없었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최대한 비슷하게 부르고 싶은 욕구는 나의 우상과 동일시하는 과정 중엔 반드시 들어가는 것이니까~

지금도 위의 노래들이나 노래방 가서 친구들과 불렀던 ‘뿌요뿌요’ 같은 노래들을 들으면 뭔가 안에서 술렁술렁하다. 10대 시절에 부르고 좋아했던 노래에는 그 시절 나의 무엇이 담겨있을까?


            

어른이 되어가는 20대와 현재까지의 타임 그래프     


 7주 차 모임에서는 종이 한 장에 20대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타임 그래프를 그려보기로 했다. 몇 년도에 20대가 시작되었나 계산하는 시간, 연도별로 무슨 일이 있었나 기억해내는데 꽤 씨름을 했다.


‘아 기억이 안 나’


분명 지나온 길인데 정리안 된 사진처럼 마구 섞여있는 느낌이었다. 약 20년간 무엇을 했고, 어떤 일이 좋은 기억 혹은 나쁜 기억으로 자리 잡았는지 간추리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아마도 타임 그래프를 그려보는 것은 자신의 삶의 줄거리를 간추려보는 좋은 연습인 것 같다. 한 번으로도 의미 있는 그래프가 나오겠지만, 아주 자세한 일들의 기록이 있다면 숨겨진 이야기들도 드러날 수 도 있다.

20대-현재까지 타임 그래프


20대의 시작점을 생각하면서 고3 수능을 마치고 호기롭게 처음 시작한 경양식집 알바에서 일주일 만에 잘린 일화가 생각났다. 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낯부끄러울 정도로 무개념이었던 나에게 이제 그만 오라며 일주일간 일한 돈을 받고 쫓겨났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서럽게 울면서 사회의 쓴맛을 조금은 맛 보았던 것 같다.  딱 어렸던 그때 그 모습이 20대의 시작이었다. 그때 모습이 어린 나무였다면, 다양한 활동과 역할을 맡으면서 좋은 사람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 더 큰 나무로 성장할 수 있었다. 나무를 키우는 일에 열중하다 보니 관계적인 문제를 만나기도 했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그땐 일등이 하고 싶었다. 최고가 되고 인정도 받고 누구보다 잘 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현실과는 너무나 괴리가 컸다. 큰 꿈을 꾸고 도전할수록 더 깊이 추락하고 떨어지고 온갖 관계들이 다 무너져 내렸다. 그렇게 삶의 위기들이 지나가고 나니 내 나무는 더욱더 현실적이고 단단해졌다. 허황된 꿈을 좇는 것을 멈추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다.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면서 이런 삶이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현실적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현재 나는 내 안에 더 다양한 것들을 돌보고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그 반증일 것이다.           


지금 나와의 대화


어린 시절부터 10대와 20대, 30대를 다시금 떠올리고 내 인생의 줄거리를 돌아보았다. 이에 대한 소감은 나 자신이 대견스럽다는 것이었다. 하루하루를 버둥버둥 살고 있다고 느꼈던 코 시국(코로나 시국)에 이 시기보다 더 힘들었던 시간들을 어떻게 이겨내고 살아내고 있었을까 나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God의 노래 ‘길’ 이 떠올랐다.


나는 왜 이 길을 가는가?

내가 가는 길이 누구를 위한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어쩌면 지금 이 시기가 잠깐 멈춰서 내 삶을 돌아보고 재정비할 시기는 아니었을까? 내가 내 삶을 온전히 잘 살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의 요구대로만 살거나 내 꿈을 포기하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았는지 나를 돌아보게 했다. 지금 나에게 용기를 주는 한마디 말은 이렇다.


그동안 살아내느라 고생했어.
 포기하지 않고 살아줘서
지금의 이렇게 성장하고 큰
                    나를 발견하게 해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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