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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을살아가는힘 Jun 29. 2021

오늘을 살아가는 힘

위대한 엄마들의 유희 시간 8장


위기에 드러나는 삶의 지혜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면서 코로나의 직접적인 피해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고립과 우울, 불안, 경제적 어려움과 실직,

그리고 집안이건 밖에서건 돌봄 노동의 필요 강화, 생활패턴의 변화 등

간접적으로 우리 삶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처음 겪어보는 시간을 살아내면서

무엇보다 멈춰버린 시간 속에

자신의 삶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신박한 활동과 놀이들을 하며 즐기는 모습,

홈카페를 차려 집에서 오래 걸려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커피나 디저트를 만들고 뿌듯해하는 모습,

헬스장이나 체육관에 가지 못해서 집 한 구석에 운동기구나 스팟을 정해놓고 운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바깥세상을 연결해주는 화상연결 앱(Zoom 등)으로

학교 수업, 학원 수업, 각종 회의, 심리 상담,  학술제와 각양 컨퍼런스,  

각자 좋아하는 음식과 술을 들고 컴퓨터 앞에서 만나서 하는 회식까지 가능했다.


한계를 알 수 없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다양하고 신박한 아이디어들을

바라보며 코로나19는 더 이상 불확실한 공포의 대상 이기라기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 안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전환시키려는

사람들의 지혜를 발견하게 되었다.

 

.

위대한 엄마들의 발견

“위대한 엄마들의 유희 시간”을 통해 얻고 싶었던 것은

코로나19와 길어지는 아이들의 등교가 연기되는 상황 속에

나름의 아이들과 함께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어왔는지에 대한 지혜를 발견하는 것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마음이 찢어지는 아동학대의 사례들을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해왔다.

어린이집 선생님, 유치원 원장, 친부모, 계모, 계부로 부터 아이들은 목숨을 잃거나 지워지기 힘든 몸과 마음의 상처를 남기는 것을 보아왔다.

‘그들은 돌보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이런 극악한 학대를 할 수가 있는 것인가?’


나는 코로나19, 그리고 그 이전부터 모든 돌보는 사람들은 보살핌과 학대의 경계선 상에 있다고 느껴왔다.

보살피는 사람이 동시에 학대자가 되는 돌봄의 안정망이 갖춰지지 않은 닫힌 사회를 더 깊이 경험했다.

학교나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안정망에 의해 별이 된 아이들은 쉽게 폭력에 노출되었다.

이 시기뿐만 아니라 그동안 우리 사회는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체벌을 당연시 해왔고,

아이를 함께 살아가는 존재보다는 자신의 소유하고 생각했다면,

보살핌과 학대는 동시에 가해졌을 확률이 크다.


그럼 돌보는 사람에 대한 인식은 어땠을까?

하루 종일 아이를 혼자 돌보고 키우는 일명 독박 육아는 주변에 흔하게 볼 수 있고,

아이의 성적과 친구관계, 인성까지 모두 돌보는 사람의 책임으로 돌려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아이를 돌보는 일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이든 죄책감을 느끼는 엄마들은

돌봄 노동자로 충분한 인정과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가족을 지탱하고 있는 위대한 그녀들의 발견을 돕고 싶었다.

 

나 정말 힘들었지만 잘 해왔네!’



오늘을 살아가는 힘


핵심 가치들과 대표 강점들을 성찰하기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고유한 성격특성들을 평가하고 삶의 경험을 재구성하여
삶에 대한 몰입과 풍요로움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Seligman-



각자 인생을 되돌아보며

신나게 몇 시간이고 얘기할 수 있는 전성기의 기억이나

젊은 시절 풋풋했던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거나 이야기를 할 때

당신의 호흡과 심장 박동은 어떻게 반응하고 당신의 얼굴은 어떻게 변하나?


길고 긴 인고의 시간 속에서

몰입할 수 있었던 에너지를 찾고

삶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어떤 것을 “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사람들 앞에 나서기가 두려웠던 어린 시절 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하는 결혼식도 할 자신이 없어서

결혼을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뭔가에 홀려 두 번은 못할 것 같은 너무 힘든 결혼식을

견뎌내고 결혼을 하는 데 성공했다.


난산으로 수술로 낳은 첫째를 처음 안았을 때 기쁨보다는

책임져야 할 너무 큰 과제 같은 공포감이 나를 감쌌다.

밥도 너무 맛있는 산후조리원에서 산후우울증을 겪고

정해진 시간보다 더 빨리 집으로 돌아와

주변의 아무런 도움 없이 공포 속에 나를 던졌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묵묵히 미역국을 끓이고 빨래를 하고 아내와 아이를 케어하던

남편의 입술이 터진 것을 발견했다.

그때 나는 공포의 자리에서 떨고 있다 눈을 질끈 감고 현실로 돌아왔다.


‘내가 마~ 지금까지 뚫고 지나온 일들이 한두 개가 아닌데 이쯤은 할 수 있지’


살아오면서 겪은 여러 풍랑들의 경험들,

풍랑 속에서도 살아냈던 경험들,

폭우 속에서도 나 혼자가 아니었던 따뜻했던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지탱하고

오늘을 살아갈 힘을 주고 있었다.


No Man is an island
-Tomas Mer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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