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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을살아가는힘 Jun 01. 2021

내 몸의 소리를 들어보셨나요?

『위대한 엄마들의유희 시간』5장

당신의 마음은 당신의 몸 어디에 있나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마음’이라는 단어의 뜻은,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생각, 인지, 기억, 감정, 의지 그리고 상상력의 복합체로 드러나는 지능과 의식의 단면을 가리키며, 모든 뇌의 인지 과정을 포함한다. (위키백과 인용)

영어로는 Mind와 Heart 두 가지 단어로 번역된다.

Mind의사결정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역할을 할 때 쓰이고,

Heart느낌과 정서를 조절하는 기능을 할 때 사용된다.     

이처럼 ‘마음’에는 다양한 복합적 의미들이 들어 있다. 생각, 인지, 기억, 감정, 의지 등의 뇌 인지 과정이 기반이 된 것의 복합체이다. 하지만 마음은 고정되어 있거나 마음은 눈으로도 볼 수 없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이런 마음이 자궁, 횡격막, 심장, 머리 등 몸에 있다고 유추해왔다. ‘마음이 아프다’는 표현을 살펴보면, 마음은 아마도 아플 수 있는 어떤 물체라고 이해하는 것 같다. 그래서 흔히들 우리의 마음이 아플 때는 우리의 가슴을 치기도 하고 누군가의 등을 쓸어내리기도 하는 것 같다.

         

내 몸의 소리      


마음이 내 몸에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렇다면 내 몸은 어떻게 생각하고, 인지하고, 기억하고,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내 몸의 각 부위,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의 열 손가락이 함께 일을 하고 있지만, 더 많이 쓰는 손가락들과 가끔 한 번씩 쓰는 각 손가락들마다 어떤 마음을 지니고 있을까? 평소에는 내 몸이 수행할 일에 맞춘 몸의 조화와 협력을 구하기만 해왔는데. 몸의 각 부분마다 의식을 주고 대화를 걸어보면 어떤 이야기를 할까?


엄유(『위대한 엄마들의 유희 시간』의 줄임) 모임에서 몸의 소리를 들어보자는 과제를 내어보았다. 매일 10분 정도 눕거나 편한 자세에서 내 몸 발가락 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하나하나 불러가며 의식을 주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코로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을 통해 지나가는 생각들을 흘러 보내고 지금, 여기, 머리가 아니라 내 몸 하나하나에 대화를 걸어보는 방법이었다.

내 몸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은 명상적 호흡과 함께 의식을 내 몸 하나하나로 이동해보는 수련으로 익숙하거나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내 몸의 각 부분마다 마음이 있구나’하는 통찰을 얻게 된다.



우리는 몸과 함께 살아가면서 내 몸의 소리에는 왜 귀를 기울이지 못했을까?


주변 엄마들과 이야기해보면, 몸의 통증 하나 정도는 누구나 가지고 있었다. 허리, 어깨, 머리, 다리, 등, 손목 등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첫째를 키우면서 안고 씻기고를 반복하다 보니 손목에 통증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아프다 괜찮겠지 하며 넘겼는데,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결국 시간을 쪼개서(아이를 키우면 왜 내 병원 갈 시간은 안 나는지..) 정형외과를 가서 사진을 찍어봤더니 염증이 있다고 진단을 받았다. 약을 먹는 것만으로는 빨리 안 나을 거라며 통증이 심하면 주사를 맞으라고 추전 해주셨다. 내 손을 안 쓸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약도 먹고 주사도 맞기로 했다. 통증은 없어졌지만 몇 주 지나고 다시 찌르는 듯한 통증은 다시 찾아왔고, 가장 센 주사를 맞게 되었다. 그때 의사 선생님은 손을 관리하지 않으면 이 주사도 듣지 않는 순간이 온다고 경고해주었고, 나는 그때서야 의식해서 내 손의 사용을 줄이게 되었다.

지난 코로나와 함께 한 1년 동안 내 몸에는 새로운 통증이 찾아왔다. 바로 오른쪽 팔꿈치 통증이었다. 내 추측은 핸드폰으로 오랜 시간 영화를 보거나 Youtube 영상을 보면서 생긴 것 같았다. 당시 나는 나의 오른팔을 어떻게 다뤄왔을까? 아니 나의 오른팔은 지금 어떤 마음일까?      

아이를 돌보는 엄마들은 자신의 몸의 소리를 잘 듣고 있는 걸까? 아니면 몸이 자신의 소리를 들려달라고 통증으로 시그널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몸이 아픈 엄마들, 마음이 아픈 엄마들      


여성의 뇌를 연구한 미국 버몬트 대학 신경정신과 교수인 모나 리자 슐츠는 여성의 뇌는 나이 때별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해 여성의 일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요한 것은 여성의 질병이 호르몬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여성들의 직관으로 몸의 징후들을 발견하는 것은 여성의 기분과 불안감을 통제할 수 있다고 한다.  그녀에 따르면, 징후가 발견되는 위치는 대개 기분, 슬픔, 화, 신경질 또는 불안감을 자극하는 어떤 문제를 지니고 있다.     


뼈, 관절, 혈액, 면역 체계 : 세상에서의 안정감에 대한 문제      

생식기관, 허리 부분: 관계와 재정에 대한 문제     

소화기관과 체중: 책임감과 일에 대한 문제     

심장, 유방, 폐 : 감정표현과 양육에 대한 문제     

입, 목, 갑상선 영역 : 의사소통, 의지, 타이밍의 문제     

신경계, 눈, 귀 : 지각, 사고, 도덕성에 대한 문제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서 살아남기 : 삶의 목적, 죽음, 영적인 세계의 문제           


유희 시간을 위한 몸의 소리 듣기     


처음 코로나를 뚫고 살아낸 『위대한 엄마들의 유희 시간』 모임을 생각했을 때, 유희 시간에 대해 고정관념을 깨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어떤 것이 우리의 삶에 온전한 유희 시간을 가져다줄 것인가를 고민했을 때, 잠깐의 일탈이나 어떤 것을 하고 싶은 욕망을 따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유희 시간이라고 이해되기 쉽다.


하지만 엄마가 된 나에게 유희 시간은

온전한 ‘나 자신’이 되는 시간,

그것이 가능한 공간,

그리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지지하며 응원할 수 있는 좋은 관계라고 생각했다.


아이를 돌보는 것에 집중하고 삶의 초점을 맞춰온 엄마들에게 자기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며 자신의 삶의 건강성을 찾는 것은 돌보는 사람으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가족들과 아이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건강성을 찾는 것은 관계적 건강성과 함께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내 몸의 억압되거나 외면해온 목소리는 없는지,
내 몸과 내 의식의 소리가 같은지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할 때,
몸은 우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비로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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