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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빠세아르 pasear Nov 01. 2020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과 세로토닌의 상관관계

트리니다드

뜨리니다드는 내가 머릿속으로 떠올렸던 가장 쿠바스러운 곳이었다. 

골목의 상점들마다 제법 눈길 가는 수많은 그림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식당이나 광장에서는 밴드의 끊임없는 연주가 눈과 귀를 사로잡는 호사를 누리고 있었다.

파스텔톤의 다양한 색감의 집들과 아기자기한 동네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하고 싶지 않을 만큼 심심하지 않은 동네였다.     


뜨리니다드에 도착한 첫날 숙소를 구하고 정신없는 하루의 끝 무렵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식당에서 우리를 위한 보컬 밴드가 바로 눈앞에서 연주했고,

복식 호흡 속에서 느껴지는 진한 콧김과 성대의 꿈틀거림마저 볼 수 있는 최고의 명당자리에서 식사를 했다.     


머릿속에서만 그렸던 가장 이상적인 쿠바의 모습이 눈앞에서 재연되었고, 귓가에 들리는 보컬의 익숙한 멜로디가 세로토닌을 분비시키고 있었다.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ost 1번 트랙 'chan chan'     


해가 뜨려면 아직 멀었는데

밤에 잠을 청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예상은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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