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힘든 하루하루

전생에 죄를 많이 지었나 봄

by Ssong

나는 폐암

아빠는 후두암 당뇨

우리 가족에게 무슨 일일까

얼마나 좋은 일이 찾아오려고 이럴까


원하는 시기에 결혼하고 아기 낳고

집 얻고 친청 시댁 다 가깝고

이제 애만 잘 키우면 되겠다 생각한 순간

"자! 네가 버틸 수 있는 울타리는 마련해 줬으니 이제 잘 견뎌봐!" 이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기도를 열심히 안 해서 그럴까

신은 인간에게 견딜 수 있는 시련만 주신다는데

정말일까... 근데 지금 내 상황을 보면 진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죽으라는 법은 없으니깐..


어제 외래 진료를 다녀왔다.

다른 곳은 다 괜찮은데 머리가 말썽이다.

3개월 전에 찍을 때보다 작은 알갱이가 늘었다.

이미 전체 뇌 방사선도 했고 감마나이프도 해서

뭘 더 할 수는 없고 2달 뒤 엠알을 찍고 다시 경과를 보기로 했다. 울렁거림, 인지장애, 두통, 어지러움 이런 증상들이 자주 발생한다면 암이 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안 그래도 예민해진 심신인데 증상 신경 쓰느라 스트레스가 더 생길까 걱정이다.


의사는 항상 최악의 말을 한다.

이번에도 다음 약은 없을 거 같다며 피곤한 듯 눈을 깜박였다.(약간 소 같았음) 나가서 간호사한테 다음 일정 설명을 듣고.. 마지막은 역시.. 호스피스 병원, 사전연명의료 상담을 받으라고 권유받았다.

병원에서 제일 듣기 싫은 말을 또 들었다. 우리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기에.. 애써 무시하고 있다. 물론 의사가 어떤 의도로 이러는지는 안다. 치료는 치료대로 하되 혹시 발생할 위급 상황을 대비하여 미리 알아두라는 취지라는 걸. 그래도 난 의사가 치료에 더 신경을 써주길 바라는데 앞으로 어떨지 잘 모르겠다.


나는 수 목 금 요양병원에 입원했고

남편은 오늘 아침에 복직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 가기 싫다고 징징대는 걸 보니 안쓰러웠다. 여태 내 간병만 하고 나한테서 아프다는 말만 듣고 하루하루 얼마나 속상했을까 싶어서 눈물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쭉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해도 나는 내가 살길 바란다.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