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령이요
몇주 전 주말, 치악산에 갔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산에 오르진 못했고 근처에 있는 절에만 다녀왔다. 피톤치드 가득한 향기가 코끝에서부터 퍼져 정신까지 개운하게 맑아지는 곳이었다. 이 좋은 곳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다음번에는 산에도 가봐야겠다 이야기하며 가볍게 산책을 했다.
산책하고 내려오는 길, 길가에 들어선 식당에서 더덕주스를 팔고 있었다. 더덕이 유명한 지역인지, 메뉴가 온통 더덕 파티다. 더덕구이, 더덕구이 백반, 더덕무침, 더덕동동주, 더덕주스 등등, 메뉴판에서 더덕 한번 잡숴봐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나는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궁금한 게 보이면 시켜본다. 저렇게 대놓고 유혹을 하는데, 그냥 넘어갈 수 없지. 더덕주스를 시켰더니, 바로 갈아 착착 내주신다. 생각보다 산뜻하고 정말 맛있다. 아이가 바로 탈탈 털어 원샷을 해버린다. 더 시킬걸. 이렇게 바로 더덕 구매로 이어진다.
"저희 더덕 좀 살게요."
"네 얼마나 드릴까?"
"저 한 봉지에 얼마예요?"
"깐 거 안 깐 거 있는데, 깐 거는 오천 원, 안 깐 거는 삼천 원."
"깐 걸로 주세요. 더덕주스 어떻게 만들어요?"
"더덕이랑 우유랑 꿀만 살짝 넣고 갈면 돼요. 남은 거는 냉동실에 넣어두고."
"와 그렇게 쉬운 거였어요? 되게 맛있네요. 감사합니다."
집에 와서 바로 만들어 보았다. 더덕을 작게 잘라 우유, 바나나, 꿀을 넣고 갈았다. 끝. 정말 간단하다. 간단한 것에 비해 맛도 있고 영양도 좋다.
더덕은 산의 고기라고 한다. 고기는 산성이고 더덕은 알칼리성이라 고기와의 합도 좋다. 인삼에 들어간 사포닌이 더덕에도 들어가 사삼이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염증을 줄여주고 면역 체계를 강화시켜 주며 피로해소, 기관지 천식, 혈압, 당뇨 등에도 좋다. 이 정도면 만능아닌가. 특히나 도라지처럼 기관지 건강에 좋다고 하니 환절기엔 더덕주스를 만들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 미세먼지에 시달리는 곳에선 어찌보면 필수 아이템일지도 모른다. 만드는데 딱 5분.
자,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더덕주스 대령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