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씩 드러나는 땅속의 문제
탈북 임부 임 씨가 긴 쇠 막대기로 지하철 레일 밑 지지대를 툭툭 치며 걷는다
임 씨 이거 이거… 분명 이쪽은 위험한데
인부 1 임 씨? 왜 뭐가 이상한데?
임 씨 내가 말했잖아, 이 쪽은 화강암 단층 아니고 화강 풍토암이라고…
이건 물에 녹으면 확 쓸려 나간다니깐
인부 1 구조 평가에선 문제없다 나왔잖어
임 씨 문제없다고 나오면…
(막대기로 땅을 두들기며) 땅이 이렇게 푹푹 꺼지는데 이건 어떻게 되는 건데?
여기 위로 지하철이 다닌다는 거잖아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면 지하철을 탈 거 같아?
인부 1 (겁먹은 듯)임씨 왜 이래~~ 무섭게
임 씨 이번 주 주말에 노선 개통식 한다 그랬지?
인부 1 토요일 오전이지
임 씨 그전에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기 안전점검 싹 다 다시 해야 돼
인부 1 큰일 날 소리 하고 있어 임 씨 이 양반
임 씨 (막대기로 땅을 땅을 두들기며) 큰일 날 건 내가 아니고 여기여
막대기 끝을 자세히 보여주며 (C.U)
임세의 뭐가 큰 일잉교
잔뜩 못마땅한 얼굴을 하고 임 씨 일행을 흘겨보는 임세의
인부 1 (꾸벅 인사하며) 오셨습니까
뒤따라 슬쩍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는 시늉을 하는 임 씨
임세의 또 이 아저씨네~~ 아저씨 괜히 이상한 소리 하면서 쑤시고 댕기면 짤려요~
임 씨 이상한 소리라뇨?
임세의 으따 이 아저씨 보소
여기 검사하는데 드간 돈이 을만데~
그럼 그 돈 드간데가 다 그지뿌렁이다 이겁니까?
임 씨 돈 들여 검사한다고 땅바닥이 저절로 튼튼해지는 건 아이지요
임세의 아 시끄럽고… 퍼뜩 정리하고 들 들어가이소
인부 1 아 네 부장님
(임 씨 팔을 끌어당기며) 자 그만 퇴근하자고~~
뒤돌아 서는 인부 1, 두호철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며, 임 씨 팔을 더 세게 끌어당긴다
인부 1 수고하셨습니다~~ 저흰 철수하겠습니다~
두호철 (꾸벅 인사하며) 수고 많으셨습니다
임세의 아이고~~ 소장님 오셨슴까
두호철은 임세의가 마뜩잖은 얼굴을 하며 다가온다.
두호철 (임 씨를 살펴보며) 지난번 말씀하시던 그분 아니신가요?
임 씨 (꾸벅 인사하며) 네…
두호철 말씀하시던 그 지점이 여기 구역 아닌가요?
임 씨 (기억해 줘서 고맙다는 듯) 기억하시는군요
두호철 제 책임 구역인데 당연히 기억해야죠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그런 증상이 보인다는 말씀이죠?
임세의 (말을 자르듯) 그 부분은 이미 다 정리해 뒀습니다
임 씨 (혼잣말 하듯) 니미 끝나기는 개뿔…
임세의 (대들 듯) 뭐요?
두호철 (임세의에게) 잠깐 빠져 있으시죠
임세의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두호철 (임 씨를 가리키며) 이분 말씀 듣겠습니다
임세의 (억울해하며) 아니 소장님!
두호철 말없이 고개를 천천히 돌리며 임세의를 흘겨본다
날카로운 두호철의 눈매에 임세의 아무 말도 못 하고 기가 눌린다
임 씨 소장님… 여기 한번 보시겠어요?
임 씨가 지하철 레일이 고정돼 있는 지지대에 쇠막대기를 끼어들어 올리자 조금씩 들썩이며 움직이는 지지대와 레일
바라보던 일동 일제히 놀라는 얼굴
임세의 뭐…. 뭐야 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