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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 인생교육] 가치의 단계를 세우는 안돼!

말 한마디로 천냥 육아 너머 가치생 살기

by 소소호호

“저는 하루종일 아이들에게 ‘멈춰!’, ‘안돼!’하고 소리만 지르는 것 같아요. 잘하고 있는 육아인가요?”


나의 육아의 시작은 안전과 건강이다. 육아뿐만 아니라 나의 유아교육도 그렇다. 미술영역에 칼과 가위를 제공하면 놀이는 더 재밌어지고 만들기는 더 풍부해질 거라는 것은 알지만, 아이들이 준비가 되기 전까지 가위는 제공하지 않는다. 색종이 중간 공간만을 오리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가끔 활동 시간에 귀찮을 정도로 찾아오더라도 늘 칼로 직접 잘라준다.

안전과 건강 다음에 나는 육아의 단계를 ‘사회 속 발달’에 둔다. 이 발달은 자연스럽게 발달하는 성장이 아니라 배워주어야 하는 약속을 말한다. 예를 들어 사회 속에서 지켜야 하는 배려, 이해, 기다림, 양보, 예의와 같은 것들이 내가 그다음 해야 하는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다음은 아이가 알아야 하는 지식과 정보를 알려준다. ‘내 아이가 커서 한글과 영어를 모르는 것은 아닐까?’ 그런 걱정을 하는 부모가 몇이나 있을까? 부모의 관심은 그보다는 ‘내 아이가 커서 한글과 영어를 잘! 할 수 있을까?’에 가까울 것이다. 맞다. 그래서 나는 아이가 잘 놀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알 수 있는 많은 지식들을 그다음으로 둔다. 그것은 아이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언제 궁금해하는지, 언제 배우고 싶어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으니 말이다.


나의 이러한 육아의 단계는 단지 나의 느낌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유아교육에서 많은 국내・해외의 연구논문들을 읽다 보면 요인과 요인 사이의 영향력의 방향성과 순서와도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간다. 어머니의 양육 스트레스와 우울감은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을 부정적으로 흔들리게 만든다. 아이, 더 나아가 부모의 몸과 마음의 건강은 모든 육아의 첫걸음이다. 아이를 위한 활동과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계획안에서는 유의사항을 적는 칸이 있다. 활동에서 교사는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미리 예측하고 이에 따른 대비를 적어놓는다. 실제로 활동을 하기 위해서 색테이프로 안전선을 붙이기도 하고 아이들의 배열을 줄로 세울지, 큰 원형 대형으로 세울지 세심하게 계획한다. 아무리 재미있고 신나는 활동을 계획했을지라도 안전사고가 나면 그 활동은 바로 중지되기 때문이다.


'멈춰!', '안돼!'는 사실 살면서 아주 중요한 말이다. 육아, 그리고 인생에서도. 내가 언제 그 말을 하는지, 언제 그 말을 참을 수 있는지 살펴보면, 결국 인생에서 나는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아이에게는 소리쳐 멈추게하는 그 말이, 어떤 어른에게는 말하지도 못하고 속으로 되네인다. '어, 안 되는데!', '나라면 저렇게 안 하지.' 속삭이는 나의 마음에 귀기울이면 육아의 단계처럼 인생에도 가치의 단계가 있다는 것을 분명 알게 된다. 이러한 가치의 단계를 아는 것은 이후 나의 벗을 만나고, 나의 모임을 결정하고, 나의 연인과 배우자를 고민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오늘 나의 하루에도 ‘멈춰!’ ‘안돼!’는 수백 번 등장한다. 하지만 소리치는 그 한마디가 잘하고 있는 육아인가 궁금하고 걱정이 된다면 나의 육아의 단계를 세워보자. 무엇이 우선하여 나는 그 한마디를 외치고 있는가? 내가 세운 육아의 단계에 맞는가? 맞다면 오늘도 그 한마디, 나의 가치에 따라 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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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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