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장에 직접 뛰어들다

by 서울경별진

그렇게 바라왔던 의류 쇼핑몰을 시작하게 된 지 3개월이 조금 지났다. 사실, 3개월이면 내 경력과 경험으로 매출이 금방 눈에 보일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경제위기로 옷을 잘 사지 않는 분위기는 물론이고 브랜드파, 중고파로 나뉜 게 느껴졌다.


저렴한 옷을 사서 쉽게 소비하느니 브랜드를 사서 오래 입겠다. 또는 시중의 새 옷보다 반값에서 헐값인 중고품을 사서 과도한 소비를 줄이겠다.


나 역시 돈이 부족할 때는 주말마다 동묘시장 가서 천 원, 이천 원짜리 티셔츠에 만 원짜리 점퍼를 사다 입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미 해져있거나 보풀이 나있던 옷인 데다가 중고 냄새로 인하여 오래 입지 못하고 다시 버리게 됐다.


브랜드는 질이 좋기는 하지만 형편을 고려했을 때나 가성비를 생각했을 때 막상 사기에 부담되는 일이 많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가성비에 퀄리티 좋은 보세 옷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쇼핑앱의 경우 같은 옷을 여러 판매자가 올리면서 가격으로는 마진이 거의 없는 상태로 파는 곳이 많았다.


그렇다면 어디에도 안 파는 옷을 가장 먼저 선점해서 먼저 팔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직접 옷을 고르고 사진도 바로 찍어 올리곤 했다.


하지만 곧장 대형몰에서 같은 옷을 더 싸게 올리는 불상사를 반복적으로 겪다 보니 매출이 오를 수가 없다. 조금 팔리다가 판매가 멈추면 어김없이 대형몰의 업데이트.


대형몰의 이미지는 당연히 훨씬 예쁘고, 마니아층도 두텁고, 가격도 저렴하니 거기로 갈 수밖에!


아직은 몰에 대한 신뢰도나 후기도 적어서 구매를 망설이는 분들이 많다.


회사 다닐 때는 매일 다른 사이트 상세페이지 보는 것이 일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사진만 봐도 나름 옷의 퀄리티가 눈으로 보이는데, 대형몰은 아무래도 함께 하는 식구가 많기에 같은 디자인의 저품질 옷을 구해서 가격을 더 꺾어 많이 파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그런 마인드보다는 그냥 좋은 옷 가져다가 적당한 가격으로 같이 입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에 소비자가 대형몰로 발길을 옮길 때마다 안타깝고, 마음이 두배로 쓰라렸다.


하지만 다른 몰들도 나와 같은 시기가 없을 리 없다. 그냥 신상을 죽어라 많이 올리는 방법밖에는.


요즘에 미드 ‘베터 콜 사울’을 보고 있다. 직장에 다닐 때였다면 큰 공감은 어려웠겠지만 지금은 내가 직접 옷을 파는 곳에 뛰어들고 난 후에 보다 보니 공감도 되고 도전 정신도 얻는 것 같다.


몇 장면을 이야기해 보자면 주인공인 지미는 대형 로펌과 개인 변호사로 큰 고객을 얻기 위해 직접 영업을 다니지만 고객은 결국 대형 로펌으로 발을 옮기게 된다.


어느 날 이 고객이 실종되는 사건이 있었는데 지미는 몇 시간을 찾아 헤매다 결국을 고객을 찾게 된다. 그러면서 지미는 자기에게 일을 다시 맡기라고 하면서 이런 대사를 하는데,


’ 대형 로펌은 당신 하나가 아닌 여러 고객을 상대하지만 나는 고객이 당신 하나뿐이라서 헌신을 다할 수 있다 ‘


대략 이런 대사였다. 나는 여기서 큰 공감을 얻었다. 지미는 아직 사무실도 없는 상태에 네일숍 창고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돈을 벌어야 하기도 하지만 한 고객도 너무 귀한 것이었다. 나와 비슷해보였다.


사실 대형 쇼핑몰에 있으면서 수많은 고객을 만났는데, 기억나는 고객은 한, 두 명 정도 같다. 내 회사가 아니어서도 있겠지만 한 고객에만 집중할 수가 없는 구조였다.


물론, 나도 나중에는 기억력이 안 좋아져서 다 기억을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지금 만큼은 한 명, 한 명의 고객에게 진심이라는 것이 공감이 되었다.


두 번째는 친구가 대형 로펌에게 고객을 뺏겼다가 다시 되찾으면서 했던 대사였다. ’ 착한 사람도 좋은 날이 올 수 있어!‘ 이 장면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착한 사람은 절대 이 세상을 살기 힘들어라는 말 참 많이 들은 거 같다. 지미는 항상 최선을 다하는데 상황이 영 좋지 않다. 지미는 아무래도 친구에게 ’아직 세상은 살만해!‘라고 하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는 어떤 사건으로 인하여 변호사 자격 1년 정지를 받게 되는데 1년 동안 다른 일을 하기로 한다. 그래서 휴대폰 가게로 취업을 하는데 네일숍 창고에 있었던 때처럼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았다.


지미는 자신의 가게가 아님에도 뭐라도 하려고 휴대폰을 자기 돈으로 다 산 다음에 거리로 나가서 직접 판매를 하고 완판을 시켜버린다.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 장면 자체에서 도전정신을 얻었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직접 고객을 찾아 나서야 한다. 온라인 시장은 이런 부분이 조금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계속 콘텐츠도 만들고 연구하게 되는 동기부여를 얻게 되었다.


대형몰에 있다가 홀로서기를 해보니 정말이지 외롭고 대형몰이 삼성처럼 느껴졌다. 그동안 그 큰 그림자에 가려져 열심히 일 하셨을 분들을 생각하게 됐다.


자영업자가 어렵다고 하는데 이렇게나 어려울 줄 몰랐다. 나는 지금 이 일을 하면서 투잡을 하고 있는데, 월급만큼의 돈이 들어오지는 않아서 아무래도 생계유지를 위해 쓰리잡을 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해내야지 어떡해.

이게 내 마지막이자 처음 꿈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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