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에 줄 긋기
SNS를 하다 보니 유행을 실감한다. 디자인이 이쁜 프라이팬이 나와서 피드를 장식하더니 이제는 무쇠가 대세다. 투박하고, 손질도 어려워서 엄두도 안 났는데, 남들이 쓰는 걸 보니 괜히 하나쯤 있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거 보니 유행이 무섭긴 무섭다.
무쇠팬은 사용하기 전에 시즈닝을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기름을 촉촉하게 먹인 무쇠 팬을 몇번이나 센불에 활활 달구어야 한다. 연기가 매캐하게 나는 팬을 보고 과연 이 무쇠팬을 계속 쓸 수 있을까 싶었는데, 빵 하나를 구워도 그릴 자국이 멋들어지게 나오고, 마음이 바뀌었다. 무쇠팬 특징상 열이 오래가서 차가운 육류를 올려도 열이 떨어지지 않아서 고온에 더 맛있게 잘 익는다고 한다. 역시는 역시구나. (무쇠팬에 이미 빠짐)
오늘은 닭가슴살을 저며서 노릇하게 구운 치킨 브레스트 그릴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안에는 샐러드 채소보다는 익힌 채소가 어울릴 것 같아서 버섯을 볶았는데, 정말 환상적이었다.
재료 : 통밀 식빵 2개, 생닭가슴살 100g, 토마토 약간, 버섯 100g (대략 한 줌 정도), 양파 1/4개, 모짜렐라 치즈 약간, 오일 스프레이, 소금, 후추 약간씩, 간장 1큰술 마요네즈 2큰술, 깨 약간, 꿀 약간
생닭가슴살을 살짝 저며서 소금, 후추를 살짝 뿌리고, 레몬 오일 스프레이를 뿌린다. 오일 스프레이는 에어프라이어에 사용하는데, 꼭 에어프라이어 아니더라도 오일 쓸 때 정말 유용하다. 일단 프라이팬에 빙 둘러서 치익- 하고 뿌려주면 알아서 프라이팬에 골고루 뿌려진다. 그리고 고기나 생선에 마리네이드 할 때에도 붓이나 손을 사용하지 않고 스프레이면 해결된다. 요리 중 손 닦으러 가는 것이 얼마나 번거로운지 공감한다면, 이 오일 스프레이 추천.
닭가슴살이 부드러워지는 동안, 나머지 재료를 준비한다.
버섯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양파와 함께 볶아주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해준다. 여기에도 오일 스프레이 살짝 뿌려서 풍미를 더욱 살려준다.
소스 재료도 모두 넣고 섞는다. 비건 마요네즈를 썼는데, 살짝 가벼우면서 콩 맛이 느껴져서 더 고소했다. 고소한 비건 마요네즈에 간장과 꿀, 참깨를 넣고 잘 섞어주면 소스도 완성된다.
달궈진 팬에 닭가슴살을 올리자 치익- 소리가 난다. 확실히 온도가 뜨겁다. 살짝 눌러서 구워주니, 그릴 자국이 선명한 닭가슴살 구이 완성.
팬 위에 빵, 버섯, 닭가슴살, 토마토, 치즈를 차곡차곡 올리고, 빵으로 다시 덮어서 꾸욱 눌러가면서 익힌다.
조금 세게 눌렀는지 그릴 자국이 세게 남았다. 그렇지만 비주얼만은 SNS 맛집 못지않은 비주얼이다. 바삭하게 익은 치즈 샌드위치를 보니 군침이 돈다.
가끔은 트렌드에 따라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오늘의 레시피. 당분간은 무쇠팬의 매력과 오일 스프레이의 간편함에 푹 빠져 지낼 것 같다. 샌드위치를 베어 물며, 다음번에는 멋있게 스테이크를 구워야겠다는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