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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움 Oct 15. 2023

웹툰을 보여줘? 말아?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보는 웹툰을 찾아라.

  5학년인 큰 아이는 최근 웹툰에 눈을 떴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웹툰을 늦게 시작한 탓인지 보고 싶은 만화도 한 가득이다. 친한 친구가 웹툰을 볼 때 옆에 붙어서 보다가 재미를 느꼈는지 웹툰을 보게 해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너는 시력이 안 좋아서 폰으로 그림과 글자 보는 것을 최대한 멀리 해야 해."

"패드로 볼게요. 그럼 되죠?"

"아니. 책으로 봐. 엄마가 책으로 찾아줄게."


패드나 폰으로 웹툰을 볼 경우 원래 보기로 했던 콘텐츠 외에도 노출되는 경우가 잦아 스마트폰으로 보는 것을 금지했다. 대신 아이들을 데리고 만화 박물관으로 향했다. 동네 도서관에서 [유미의 세포들]을 빌려 읽었던 적이 있던 아이들은 '만화 도서관'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신이 났다.

도착한 곳은 부천 만화 도서관 만화 박물관 2층에 자리 잡은 도서관으로 국내외 만화책이 정말 많은 곳이다. 내가 어릴 적 읽었던 원수연, 신일숙 등의 작가부터 최근에 웹툰으로 인기를 얻은 최신작들까지 많아 아이들뿐 아니라 나도 신랑도 흥이 나게 만드는 곳이다.


"엄마 이거 읽어도 돼요?"


큰 아이가 처음 골라온 책은 [여신 강림]이었다.


"아니. 이건 아직 네가 읽기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아."

 


여신 강림은 외모에 자신 없는 주인공이 메이크업으로 여신급 외모로 변신하며 일어나는 성장 스토리이다. 외모에 대한 편견이 생길까 봐 아이가 지금은 읽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다른 책을 권해주려고 했는데 바로 딸의 답변이 돌아왔다.


"아빠랑 만화 카페 갔을 때 좀 봤어."


12세 이상 관람가이지만 엄마로서는 읽지 않았으면 했다. 그러나 아빠와 함께 있을 때 본 적이 있다니 막을 이유가 사라졌다. 또 내가 막는 이유가 어쩌면 편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이 웹툰을 본다고 바로 '외모'에 대해 그릇된 가치를 갖게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생각을 바꿨다. 어차피 아이가 보는 모든 콘텐츠를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나이가 지났으니 차라리 안전한 것을 추천해 주는 방향으로.

그 뒤로는 내가 봤던 웹툰 중에 재밌으면서 건전한 작품들을 추천해 주었는데 어느새 아이는 자신의 취향을 알게 되어 작품 고르는 기준이 확고해졌다. 이제는 만화 도서관 가서 새로운 웹툰을 발견할 때면 "엄마 이 책은 어때?"하고 먼저 물어본다.


10대가 된 아이에게 엄마가 제어할 수 있는 것은 점점 줄어든다. 그렇다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공유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 아닐까? 아이에게 좋은 웹툰을 소개해줘야 하니 앞으로 더 열심히 웹툰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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