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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움 Oct 17. 2023

책 계속 사야 해요?

1년 동안 아이 책값 500만 원까지 썼다.

 책육아를 하기로 마음먹은 뒤 열심히 책 사냥에 나섰다. 어떤 책이 우리 아이에게 좋은지 검색하다 보면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놀라게 된다. 하지만 아이에게 주는 것 아닌가. 옷이나 신발 등은 최대한으로 아껴도 책 결제할 때는 과감해졌다. 특히나 친환경 잉크를 사용했다는 설명에 결제는 순삭이고 계좌는 한없이 가벼워졌다.


아이가 8개월이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주었다. 눈으로 읽기보다는 입으로 들어가는 때라 책 고르는데 조심스러웠다. 친환경 잉크를 사용한 책이더라도 새것 냄새를 제거해야 했다. 24시간 이상 베란다에서 자연 바람 샤워를 해 통과된 책들만 아이에게 내주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시작한 책 구매는 어느 시점이 넘어가면 엄마의 욕심으로 수십 권의 전집을 구매하는 것으로 변질되었다.


'무이자 할부'라는 엄청난 특혜와 얼마 이상 구매하면 그림책 수십 권을 준다는 달콤한 말에 홀딱 넘어가 큰 마음먹고 전집들을 구매했다. 하나만 골라야지 했는데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아이가 나중에 공부 잘하게 도와줄 것만 같아 나도 모르게 7~8질을 구매 후보로 골랐다.

책장을 가득 채운 아이의 책

큰 아이가 5~6살 즈음 글밥도 늘려줄 겸 새로운 책을 찾던 시기였고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던 때.

뭐가 씌었는지 뒷 일 생각하지 않고 결제해 버렸다. 다행히 전래동화와 과학 연계 책이 마음에 들었는지 큰 아이는 반복해서 책을 읽어달라고 했다. 아이가 좋아해 주니 흥이 났다. 2달 좀 안되어 사회, 과학 등의 지식책 전집 등 몇 질을 추가로 구매했다. 신랑에게는 말하지 않고. 간이 배밖으로 나왔던 나의 실수여!


12개월 할부로 20만 원씩 나갔을 때는 다른 것을 아끼면 커버가 가능했는데 추가로 할부가 더 해지니 힘들었다. 책장에 꽉 찬 책을 보면 든든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부담거리가 되었다. 게다가 뒤에 들여온 책은 아이의 취향이 아니었는지 스스로 꺼내 보지 않았다.


잠자리 독서 때 아이가 눈길 주지 않는 책장에서 책을 1~2권 꺼내와 아이가 좋아하는 책들 사이에 살짝 끼어놓았다. 다행히 엄마가 읽어주는 책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절반은 새책처럼 고이 모셔놓기만 하다가 둘째도 관심을 보이지 않아 몇 년 동안 자리만 차지하다 결국 당근행 기차를 타고 떠났다.


그 뒤로 전집을 새책으로 사지 않았다. 기나긴 터널처럼 끝나지 않을 것 같은 24개월 할부가 끝났지만 나의 책 구매 욕구는 사라지지 못했다. 그 이유는 아이에게 읽어주고 싶은, 아이가 읽었으면 하는 책이 세상에 아주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처럼 무리해서 구매하지 않았다.


전집은 상태 좋은 중고를 구매했고(둘째도 읽어줘야 했기에 좀 더 비싸더라도 새것 같은 중고를 찾았다.) 그리고 단행본은 도서관을 활용했다. 책육아에서 빠질 수 없는 도서관 활용법은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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