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고민을 하며 반죽피듯 밀고 당기며 배운 교훈들
가지각색의 빵이 존재하는 단 하나의 이유
살면서 여러분은 얼마나 다양한 종류의 빵들을 보셨나요?
저는 가볍게 이야기 해보라고 해도 10가지 정도는 쉽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이렇게 빵이 다양한 모습이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 아시나요?
제빵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레시피'에요.
정확히 의도한 그대로 빵을 하나하나 빚어내야, 다른 손님이 다음날에 빵을 사먹을 때에도 같은 맛의 빵을 기대하며 다시 빵집에 오게 만들거든요.
이러한 이유에서 예전에는 단순히 납작한 과자같으면서 딱딱하고 거칠은 빵이 대다수였어요.
맛도 맛이지만 식감도 꽝이라서 물에 적셔 먹거나, 쪄 먹곤 했답니다.
축축한 빵이라니, 생각이 되시나요?
이 빵이 다양해지기 시작한 것은 바로 한 요리사의 작은 실수 때문이었어요.
레시피를 엉뚱하게 본 초보 요리사가 맥주효모가 들어간 술을 넣고 반죽을 빚었는데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엔 이미 빵집이 열기 몇 시간도 남지 않았더래요.
당시에 음식을 함부로 소비하는 초보 요리사는 가차없이 해고되는 것은 고사하고, 값비싼 돈을 책임지고 배상해야 했기 때문에 초보 요리사는 에라 모르겠다 그냥 빵을 구웠더래요.
효모가 잔뜩 들어간 빵은 이내 주먹만한 크기에서 사람 머리크기만큼 부풀더니 괴상하고도 웃긴 모양으로 푹푹 거품이 나기 시작했대요.
새큼한 냄새에 이끌려 온 빵집 사람들은 웃기면서도 양도 많은 빵을 보며 즐거워 했다네요.
그리고 그 빵은 완판되면서 삽시간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갔답니다!
누군가의 실수가 때로 성공의 시작점이 된다니, 참 기묘한 일이네요!
"더 이상 이 짓거리를 못해 먹겠다"
문득 일하며 든 생각이다.
상담일을 하면서 박봉에, 최저시급도 못받고 일하면서도 인력난에 쪼달릴 때에, 정신적으로 지칠때에
다른 이를 돕는다는 즐거움과 타인의 삶을 엿본다는 은밀한 호기심에 일을 이어나왔다.
하지만, 이렇게 지내면서 나 조차도 혼자 마음을 추스리지 못할때면 이런 내가 상담을 해도 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들곤 했다.
가끔은 세상이 얄미울 때도 있었다.
나는 상대방이 잘 되면 좋겠다는 마음에 하나하나 걱정하며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문제가 해결되니, 상담받던 사람은 마치 제비다리 고쳐준 참새마냥 퍼드득 날라가면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은 기분에 며칠을 속상해 하던 적도 있다.
이런 부분에서 상담은 혼자서 짝사랑 하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감정적인 노동과 짝사랑에 지쳐 일을 그만두었다.
수중에 모인돈은 적금 통장 두어개와 통장에 돈 몇푼이었다.
보증금을 빼면 돈이 나오긴 하겠지만, 어짜피 그건 묶인 돈이라 생각했다.
이젠 뭐를하지?
참으로 웃긴 말이지만 직업상담사로 일할때엔 타인에게 명령하고 지시하고 잘난듯이 말해놓고서는
내가 일을 그만두니 나 혼자 진로를 설계하는 것은 그렇게도 어렵더라.
방황하면서 우울해하던 시기에 두 존재가 나를 도와주었다.
첫 번째는 내게 과분한 고양이 두 마리, 치즈와 샤넬이다.(개인적으로 나는 샤넬을 쮸라고 부른다)
내 삶에 불현듯이 찾아와 항상 내 곁에 있어줬다.
두 번째는 내 곁에 있어주는 사랑스러운 애인이다.
이 책을 쓰기 전까지, 나와 만나며 내게 힘을 북돋고 따뜻한 정을 나누어준 사람이다.
만화영화 '라따뚜이'에 나오는 생쥐처럼 내 머리 곁에 있어주며 같이 함께해준 사랑스러운 조그마한 애인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보니 사람과 만난 재미난 이야기들을 빵으로 빚어내어 만들어보고 싶었다.
작은 삶의 이야기가 낱낱이 파헤칠 것이 아니라, 즐기고 음미하며 내가 느꼈던 그 기분을 이 책을 읽는 독자들또한 생생하게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쓴다.
어떤 이야기는 무섭고도, 슬프고, 그리고 괴이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듣고 겪은 이 삶의 이야기는 반죽으로 빚어내고 뜨거운 열기속에서 빚어나는 빵처럼
나만의 모습으로 삶에 본인을 드러내는 재밌는 여행길이 됨을 깨닫는다.
그것을 주무르며 피고 누르는 반죽과정이 지칠지라도, 우리네 삶이 너무 가혹하지 않기를.
그리고 내가 배워오며 받아왔던 모든 따뜻함이 씁쓸한 인생을 보낸 당신에게 저녁의 달콤한 위안거리가 되기를 바란다.
그나저나, 빵집을 연다해도 무슨 빵을 만들어야 잘 팔릴까?
To.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인생이 지치신가요?
그럴 땐 잠깐 바쁘게 고속도로를 타고 맹목적으로 달리지만 말고
잠깐 휴게소에 들러 쉬는 여유로움을 가져보세요!
여러분들이 재밌어할만한, 달콤하고도 매콤한, 때로는 씁슬하면서도 새콤한 다채로운 종류의 이야기를 준비해보았답니다!
삶이 쳇바퀴처럼 흘러가는 멈추지 않는 마라톤의 과정만 같다면, 잠깐의 일탈은 허락해줄거에요. 그렇다고 위법행위를 하면 안된답니다!
언제든지 허기진 마음을 달래고 싶다면 오세요!
당신의 삶에 따뜻한 인간적인 마음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from. 빵집 장사는 초보인 저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