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물이 묻은 태양

일상생활 연작시

by 장준

그대. 하늘에 먹물을 찌끄렸소?

마침 당신의 옷 색깔과 어울리는구려


황금실로 놓인 자수(刺繡)가 검은 파도가 되어

하늘의 모든 빛을 삼키는 걸


내가 감히 어찌 할 수 있겠소?


태양이 안아주는 따스함도

간절한 누군가의 기도가

카페에서 속삭이는, 연인의 웃음조차

그대에겐 모서리를 기어가는 검은 지네와도 같소


그대는 저녁 어스름을 입고 어딜 그리 급히 가는지

맨 발로 뛰어나간 두 발에 새까만 매니큐어가 하늘을 짓밟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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