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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HYE Jun 28. 2022

비 오는 날


어릴 때는 비 오는 날이 너무 싫었는데 요즘엔 또 좋다. 빗소리 들으며 커피 마시는 것도 좋고,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들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며 멍 때리는 것도 좋다.


얼마 전에 본 <도시남녀의 사랑법>이라는 드라마에서는 남녀 주인공이 비가 내리는 들판을 뛰어노는 장면과 함께 이런 독백이 흘러나온다.


"우산 없이, 우산이 없다는 걸 속상해하지 않고, 우산이 없어서 더 좋았던 적은 그날이 내 인생에 처음이었어."


비를 맞아봐야(?)겠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는데 꽤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내 버킷리스트가 하나 더 늘었다.


비 오는 날이 싫었다가 좋아하는 것처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취향도 바뀐다. 달달한 커피만 찾던 내가 아메리카노의 맛을 알아간다거나, 이제 번화한 강남보다는 인적 드문 서촌을 더 자주 간다거나, 빠른 노래보다 잔잔한 노래를 더 좋아하게 된다거나 하는 것들.


나는 앞으로 또 어떤 것을 좋아하게 될까. 비가 오니 괜스레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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