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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안경태와 모자

by 심상보

머리가 빠지고 눈가에 주름이 늘어나면 가리고 싶어진다. 시술로 해결할 수도 있지만 시술은 어딘지 어색하다. 그래서 선택하는 방법 중에 두꺼운 안경을 쓰거나, 모자를 쓰는 경우가 있다. 안경을 잘 쓰면 스타일도 살고 주름도 가리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안경을 안 쓰던 사람이 갑자기 안경을 쓰면 어딘지 부자연스럽다. 그리고 안경도 스타일이 있어서 안경테를 잘 못 고르면 전체 스타일이 망가질 수도 있다. 두꺼운 플라스틱테는 나이 들어서 쓰면 안경테가 두드러져서 어색한 경우가 많다. 특히나 트렌디한 두껍고 커다란 테는 중년에게는 안 어울린다. 스타일에 크게 영향이 없는 적당한 크기에 얇은 금속테가 가장 무난하다. 굳이 주름을 가리려고 하지 말고 멋진 주름을 만들어 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탈모는 아직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영역이다. 머리를 심을 수도 있지만 효과를 보기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든다. 그래서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면 모자를 쓰는 사람이 많다. 대머리는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고, 우리나라에서 싫어하는 경향도 있다. 대머리가 아니라도 부분적으로 머리가 빠지면 모양 빠진다. 이때 가장 쉬운 방법이 모자를 쓰는 것이다. 그런데 모자는 스타일에 영향을 많이 준다. 두상에 따라 어울리는 아이템이 따로 있고 의복 스타일에 적당한 모자가 정해져 있다. 익숙하고 편하다고 한 가지 모자만 계속 쓰고 다니면 좋은 스타일을 만들 수 없다. 너무 트렌디한 스타일의 모자도 피해야 하지만 너무 고리타분한 옛날 스타일 모자도 피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으로 헌팅갭이나 중절모라고 부르는 페도라나 트릴비를 쓰려면 최소한 재킷은 맞춰서 입어야 괜찮다. 야구모자라고 부르는 볼캡은 잘 못 코디하면 동네 양아치로 보일 수도 있다. 챙이 일자인 스냅백은 쓰지 말고......


주름지고 머리 빠지는 것도 서러운데 안경도 쓰지 말고 모자도 쓰지 말라는 건 아니다. 가린다고 아무거나 막 쓰지 말고 옷처럼 신경 써서 스타일에 맞게 잘 써야 한다. 안경과 모자도 너무 튀지 않도록, 클래식한 스타일에 무난한 칼라가 좋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좋은 아이템은 주름도 멋진 근사한 웃음이다.


두꺼운 안경과 버킷햇이 잘 어울리는 우디앨런의 편안한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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