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패션 포트폴리오 작성에 필요한 기술 1

페이지 편집

by 심상보

포트폴리오 작성을 웹페이지로 하던, PPT형식으로 하던, 각각의 페이지를 검토자가 이해하기 쉽게 디자인해야 한다. 디자인을 잘하고, 작품 제작도 열심히 하고, 사진 촬영도 잘했더라도 각각의 페이지를 잘 못 만들면 디자인 의도가 전달되지 않는다. 갖고 있는 자료로 어떻게 페이지 구성을 하느냐에 따라 보는 사람에게 전달되는 느낌은 천차만별이다.


패션 포트폴리오에 들어가는 내용은 대부분 그림이나 사진이다. 때문에 페이지 구성도 글 위주의 블로그와는 다르게 구성해야 한다. 패션 포트폴리오와 가장 비슷한 레이아웃은 브랜드의 브로셔나, 미술 작품집이나, 디자인 서적, 예술가의 웹페이지 등이다. 그런데 레이아웃 편집도 또 다른 영역의 디자인이기 때문에 의상디자인이나 제품디자인과는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 디자인에 필요한 기본적인 감각과 능력이 있어도 어떤 방식으로 페이지를 구성해야 보는 사람에게 작성자의 의도를 잘 전달할 수 있는지는 잘 알 수 없다.

먼저 디자인에 대한 정의를 간단히 생각해 보자. 디자인은 동원 가능한 재료와 기술로 가장 경제적이면서 아름다운 도구를 설계하는 일이다. 그리고 디자인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균형(balance)이다. 각 요소, 요소 간의 균형이다. 사용되는 소재들의 균형, 칼라의 균형, 길이와 넓이의 균형, 볼륨감의 균형 등등 모든 요소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반대로 디자인이 아닌 것을 예로 들면, 사용할 수 없는 소재로 비싸게 만들어야 하는 설계는 디자인이 아니다. 또한 균형이 맞지 않는 디자인은 디자인이 아니다.


패션 포트폴리오의 페이지 레이아웃 디자인도 같은 개념으로 생각해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다. 일단 가지고 있는 자료를 가능한 방법으로 최대한 이쁘게 정리한다. 사용할 사진의 배경을 정리한다. 작업 과정을 촬영한 사진은 배경에 쓰레기통이 있기도 하다. 리얼리티를 살린다고 쓰레기통을 그냥 두는 것은 안된다. 쓰레기통은 제거한다. 그 외 디자인을 설명하기에 방해되는 요소는 포토샵으로 지운다. 사진은 찍힌 장소의 빛의 상황에 따라 컬러톤이 모두 다르다. 같은 페이지에 배치할 사진이라면 컬러톤을 맞춘다. 화질이 다른 사진은 최대한 화질을 맞추고 화질이 너무 떨어지는 사진은 버리거나 작게 사용한다. 스타일화와 도식화도 같은 크기 밸런스로 선의 굵기와 터치, 그리는 방식 등을 맞춰서 정리한다. 무드보드에 사용할 이미지는 특히 잘 정리한다. 모티브가 되는 메인 사진은 섬세하게 누끼를 따고 광원을 고려해서 가장 먼저 배치한다. 나머지 사진들도 배경을 쓸 것인지 누끼를 딸 것인지 결정한다.


패션포트폴리오의 내용은 이미지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지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에는 설명을 추가한다. 설명은 텍스트로 이뤄진다. 텍스트도 때로는 비주얼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때문에 텍스트의 종류를 전체 콘셉트에 맞게 선택하고 용도에 따라 크기를 정한다. 예를 들어 헤드카피를 60 포인트로 잡았으면 서브카피는 24포인트, 세부설명은 14포인트 이런 식으로 미리 정해놓고 설명을 작성한다. 시각적으로 가장 먼저 인식하는 것은 이미지다. 그다음은 헤드카피나 서브카피, 세부설명은 덩어리로 보인다. 검토자가 세부설명을 꼼꼼히 읽어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때문에 헤드카피 또는 서브카피의 작성이 이미지만큼 중요하다.


사람들은 단어로 생각한다. 때문에 문장을 이미지와 같이 페이지에 배치하면 그 페이지를 보는 사람의 생각을 문장으로 유도할 수 있다. 문장은 단어의 나열이다. 때문에 단어의 선택이 중요하다. 이미지를 설명하는 단어는 애매모호한 표현보다는 정확한 장면이 떠오르는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사람들은 은유로 사물과 사건을 이해한다. 때문에 정확한 비유가 이미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종말로 치닫는 열정'이런 말보다는 '꺼져가는 모닥불의 마지막 이글거림'이 훨씬 색과 형태를 설명하기 좋다.


헤드카피는 단어는 3개 내외에서 서브카피는 단어 5개 내외를 사용해서 문장을 작성한다. 사람들은 긴 문장을 끝까지 집중해서 읽지 않는다. 때문에 장황한 설명은 이미지의 의미 전달을 방해한다. 명확한 단어로 간결한 문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진이나 그림의 배치는 페이지에 따라 한 개를 넣을 수도 있고 여러 장을 한꺼번에 넣을 수도 있다. 이미지는 되도록 크게, 필요하면 꽉 채워서 배치한다. 꽉 채우지 않고 이미지와 텍스트 함께 배치할 때는 그리드(격자, Grid)를 잘 사용해야 한다. 30페이지 정도의 PPT에는 표지와 마지막을 제외하고 3개 정도의 레이아웃을 사용하면 충분하다. 50 페이지면 5개의 레이아웃을 사용하면 된다. 요즘은 시각적인 정보가 너무 많아 페이지에 시선이 머무는 시간이 몹시 짧다. 때문에 페이지의 구성이 너무 제각각이면 내용 전달이 어렵다.


이미지와 텍스트 배치를 위해 그리드를 정한다.


한 페이지에 여러 장의 사진이 들어가면 트리밍이 각각 달라야 한다. 패션 사진은 대부분 사람이 옷을 입고 있는 사진이다. 사람이 옷을 입은 사진은 크게 전신사진, 상반신 사진, 얼굴 크로우즈업 사진으로 나눌 수 있다. 이렇게 나누어 트리밍 한 사진을 그리드에 맞춰 배치한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그리드에 사진을 배치해도 크고 작은 전신사진을 다른 크기로 사용하면 메인 이미지의 의도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어렵다. 때문에 페이지에 배치할 사진의 개수에 따라 트리밍을 적절히 해야 한다.




웹페이지 형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경우에는 첫 페이지에 들어가는 이미지를 동영상으로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요즘은 워낙 많은 정보가 동영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2D 사진이나 글로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하기 어렵다. 때문에 동영상이 가능한 웹사이트에 포트폴리오를 만들면 동영상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페이지 구성에도 많은 글보다는 서머리된 내용을 몇 개의 단어로 정리하고, 이미지를 첨부하는 것이 의미 전달에 용이하다.


패션디자이너가 편집디자인까지 잘할 수는 없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자료를 정리하기에 적당한 레이아웃을 찾아서 레퍼런스로 사용하면 효과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레퍼런스로 찾은 페이지의 칼라구성, 텍스트의 크기 밸런스, 그리드 등을 잘 분석해 보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사진 출처:

https://kr.pinterest.com/pin/673640056805030898/

https://in.pinterest.com/pin/693695148896464330/


keyword
이전 06화패션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것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