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신앙

더 이상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

by pq

나는 열 살이다.


엄마는 기독교다.

나는 기억이 안 날 때부터 교회를 다녔다.

어렸을 땐 엄마를 따라 교회를 나갔지만, 지금은 친구가 다니는 교회를 다닌다.


교회에서는 장로님이 어린이에게 성경을 가르친다. 장로님은 대학생이고 남성이다.


나는 장로님이 매우 불편하다.


교회 시간이 끝나면, 장로님은 교회 승합차에 어린이들을 태워 각자의 집에 데려다준다.


장로님은 항상 나에게 운전석 옆에 앉으라고 한다.

나는 운전석 옆에 앉는 것이 싫어서 매번 제일 끝 뒷좌석으로 도망간다.


그러면 장로님은 차가 떠나기 전 느끼한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우리 예쁜이~ 어디 있니~ 어디 갔을까~? 어서 여기 와서 앉아야지~"


내가 끝까지 뒷좌석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장로님은 출발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화를 낸다.


"어른이 말을 하면 들어야지! 누가 버릇없이 어른 말 듣지 말래!"


장로님은 어른이 말을 하면 들어야 한다고 다그친다.

예의 바른 어린이는 그래야 한다고 혼을 낸다.


나는 끔찍하게 싫어도 장로님이 앉은 운전석 옆자리에 앉는다.


시동을 켜고 운전을 시작하는 장로님은, 내 목 뒤와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한다. 내 허벅지도 쓰다듬고 팔도 주무른다.

다른 아이들 먼저 집에 다 데려다주고 마지막으로 나를 내려 줄 때까지 장로님은 내 몸을 만진다.


끔찍하게도 싫다.


내가 몸을 피하면, 어른이 예뻐하는데 버릇없이 군다며 가만있으라고 화를 낸다.


내가 나이는 열 살인데 몸은 성인이라 성숙하다는 말을 한다.


어느 날 장로님은, 나에게 주고 싶은 선물이 있다며 상자를 내민다.


브래지어와 팬티가 담겨있다.


그날 이후 나는 교회에 가지 않는다.

더 이상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


엄마와 친구는 왜 교회에 가지 않느냐고 묻는다.

나는 말을 할 수가 없다.


내가 더러운 년이어서, 창녀 같은 년이어서 장로님이 그랬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

엄마한테 맞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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