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 거들

나는 차라리 그 편이 좋았다

by pq

나는 열한 살이다.


내 머리는 남자아이처럼 매우 짧다.


나는 또래 남자아이들보다 키도 크고 힘도 세다.

여자아이들을 괴롭히는 남자아이들은 내가 때려 준다.


남자아이들은 나를 무서워한다.

나는 남자아이들이 싫다.


몇 년 전 솟아난 가슴이 점점 커지고 있다.


몇몇 여자아이들은 브래지어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남자아이들은 브래지어를 한 여자아이들을 놀려댄다.

브래지어 끈을 잡아당겼다가 튕기며 괴롭힌다.


나는 브래지어를 착용하기가 너무 싫다.

솟아난 가슴을 숨기려고 브래지어 대신 압박 거들을 가슴에 두른다.


가슴을 최대한 납작하게, 평평하게 만든다.


고모는 내가 거들을 계속 사용하면 가슴 모양이 이상해질 거라고 한다. 나중에 성인이 돼서 내가 후회할 거라고 한다.


나는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브래지어를 하는 것이 더 치욕스럽다.


사람들은 내가 남자아이인지, 여자아이인지 헷갈려한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한 남자아이는 나에게 '형'이라고 부른다.


나는 차라리 그 편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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