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지지 않는 팔
차라리 부러졌더라면......
나는 열세 살이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뒷마당에서 남동생과 놀고 있다.
'깔깔'거리며 동생과 술래잡기도 하고 서로 쫒고 쫓기며 정신없이 뛰어다닌다.
그런데 갑자기 울그락 불그락 화가 난 얼굴로 강목을 든 엄마가 뒷마당으로 온다.
엄마는 나에게 다가온다.
'퍽'
엄마는 두꺼운 강목을 힘껏 휘두른다.
엄마가 휘두른 강목에 팔을 맞았다.
팔이 부어오르면서 퍼렇고 붉은 멍과 함께 살갗이 찢겨 나갔다.
팔이 부러지지는 않았다.
"내가 몇 번을 불렀는데 왜 대답을 안 해! 귀구녕이 썩었어? 아니면 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
나와 동생은 무릎을 꿇고 잘못했다고 빈다.
그러자 엄마는 동생을 품에 안는다.
"엄마가 미안해. 엄마도 갑자기 화가 나서 그랬어. 미안해."
엄마는 다시 표독스러운 얼굴로 나에게 말한다.
"꼴도 보기 싫으니까 내 눈앞에서 꺼져!"
나는 생각한다.
내 팔은 왜 부러지지 않았을까?
차라리 부러졌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