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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서진 Oct 19. 2022

12. 15번째 책

  


   

  15번째 책이 나왔다.

  [너와 나의 열두 살]

  동화를 쓰겠다고 결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쓴 글이다. 그런데 너무 바쁘다 보니 원고를 써놓고 잊어버렸다. 출판사에서 우리 집을 방문한다고 했을 때 원고 몇 편을 찾아냈는데 그중 한 편이었다.

  “첫사랑 이야기라 가슴이 설렜어요.”

  출판사에서 의외로 긍정적인 답변이 왔다. 책이 될 원고는 늦게라도 발견이 되어 제 역할을 해내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표지가 마음에 든다. 첫사랑에 눈을 뜨게 되는 두 아이가 언덕에 앉아 있는 모습인데 우연치 않게 맥문동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옆에 노란 꽃이 자라고 새싹 같은 풀이 자라는데 꼭 좀돌팥 꽃처럼 보여 웃음이 나왔다.

  출판사에서 보내온 책을 책상 위에 꺼내 놓는데 카톡이 왔다.

  놀랍게도 [너와 나의 열두 살] 표지를 찍어 보내왔다.

  [새 책 사서 읽었습니다. 제 초등학교 시절이 새록새록 떠올랐어요.]

  민우는 거의 20년이 된 제자다. 새 책이 나오면 어떻게 아는지 내가 출판사에서 책을 받기도 전에 사서 읽었다고 연락이 왔다.

  [고마워. 네가 제일 먼저 읽었으니 대박 나겠다!]

  [제가 늘 응원할게요!]

  새 책이 나오면 누구나, 시쳇말로 대박을 꿈꾼다.

  “책이 그 정도 나왔으니 인세로 생활할 수 있지 않아요?”

  사람들은 묻기도 한다. 하지만 택도 없는 소리다. 책 읽는 인구가 줄다 보니 팔리지도 않을뿐더러 인세 역시 새 오줌만큼 작다. 그런데도 무엇보다 글 쓰는 일에 성취감을 느낀다. 늘 소망한다. 좋아하는 글만 쓰며 먹고살 수 있기를!

  전업 작가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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