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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THOVEN symphony No.9

베토벤 환희의 송가~

by 아이리스 H Nov 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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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은 독일 서양 고전음악 작곡가이다. 독일의 본에서 1770년 태어났으며 성인이 된이후 오스트리아 빈에서 살았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전환기에 활동한 음악가로 악성 천재 베토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베토벤 제9번 합창으로 유명한 환의의 송가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그 감동과 떨림을..


 독일어로 오케스트라와 함께 불러야 한다." 다이네 차 우버 비 덴비 더 밧스디모데 슈 트렝 게 타일 트 알 레멘 션 베어 덴 브뤼 더 보다인 잔프터 플뤼겔 바일트"처음 악보를 받고 도무지 뭔 말인지 알 수도 없고 한국말로 요래 써놓고도 읽는 게 어려웠다. 그럼에도 아마추어 합창단으로 우리는 끊임없이 연습했다. 음이 어찌나 빠르고 높은지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고 말았다. 지금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말이 실감 났다. 하지만 차근차근 음과 가사를 맞추어 부르다 보니 어느새 입안에 맴도는 멜로디가 조금씩 익숙해졌다.


  "환희의 송가"는독일의 시인 프리드리히 실러가 1785년 지은 송가 형식의 시로 땅 위의 모든 사람들의 기쁨과 평화를 기원하는 아름다운 교향곡으로 찐한 감동을 주는 곡이다. 


 이곡을 내가 베트남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에서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고 엄청 부족하고 서툴지만 연말 공연으로 손색없이 해내려 열심히 연습 또 연습 중이다. 베토벤의 장엄하고도 힘찬 음악이 난 너무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청각장애가 있었다는 사실과 그의 작곡에 대한 열의 열정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 합창을 공연하게 되어 뿌듯하고 부담이 간다.



 하노이 한인 합창단에 들어온 지 어느새 3년 차 2018년 3월 무료함을 달래고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친구 따라갔다가 지금까지 꾸준히 노래를 부르고 있다. 8.15 광복절에 한국에 초청받아 예술의 전당 무대에서 2018년, 2019년 두 번의 공연을 했다. 해외동포 하노이 대표였다. 한국인으로 아오자이를 입고 합창을 불렀다. 기분이 묘했다. 아리랑과 애국가를 부를 때에는 눈시울이 뜨거웠었고 감격과 감동으로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2019년 8월 15일 예술의 전당  합창대축제 


난 누구? 여기는 어디?


   먼 타국에서 나의 노래는 나 자신을 위한 소중한 시간과 땀방울의 흔적이어서 많은 의미를 부여할 만큼 뿌듯하고 좋은 추억이 되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마비시켰고 합창공연은 줄줄이 취소되었고 이곳에서도 잠시 휴식기가 있었다. 9개월의 긴 쉼표를 끝내고 다시 합창 연습을 하게 되었다. 

 

 월요일 오전 10시~12시 2시간은 합창 연습을 하는 날이다. 우연한 기회로 시작된 합창은 나의 작은 기쁨이 되었고  합창단엔 언니와 동생들이 있어서 타국살이의 이런저런 정보도 공유하고 어려운 일들도 이야기하며  위안이 되고 서로의 마음도 터놓으며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정들자 이별이라 했던가? 갑자기 한국으로 발령이 나서 귀국하거나 주재원 생활이 끝나서 예정된 이별 선고를 하고 빠져나가 가기도 했다.


 그럼에도 빈자리엔 새로운 멤버들이 채워져 갔다. 합창은 독창과 달리 부담이 없고 아마추어다 보니 가끔의 실수도 애교로 넘어간다. 내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행여 가사를 까먹어도 티 안 나서 좋고 음을 잃어버려도 곧 따라갈 수 있다. 여러 명이 함께 있으니.. 2박자를 길게 가야 할 때도 몰래 한 박자 쉬어가도 잘 모른다. 그래서 나는 독창보다 함께 부르는 합창이 더 좋다.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 그리고 알토가 있는 여성합창단은 서로의 음의 조화를 익히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든다. 믹서기에 여러 가지를 넣고 갈아서 묘한 맛을 내듯이 합창은 그런 거다. 서로 가사를 틀리고 음을 틀려도 다시 부르며 웃고 고음을 내거나 감정이 뒤섞여 노래 가사를 음미하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고개를 끄덕이며 음을 맞추고 발가락으로 박자를 맞추기도 한다. 그렇게 낯선 타국 땅에서 하나가 되어간다.



  합창 연습 후 먹는 점심은 꿀맛이다. 나만 그런가? 여전히 지금도 난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합창은 함께 부르며 서로의 화음을 맞춰가는 것이라서 우리네 인생과 비슷하다. 함께 사는 가족과 이웃이 있는 것처럼 합창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호흡을 맞춰가는 작업이라 매력적이다. 오랜 시간을 거슬러 지금까지 합창의 맥이 이어져내려 온 게  아닐까 생각한다.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독일어와 높은음의 영역을 뛰어넘어 우리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무대에 설 예정이다. 


 예쁘게 화장도 하고 드레스도 입고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노래를 부른다. 공연 후 나 스스로에게 "참 잘했어요!" 내 마음 한편에 도장을 꾸욱 찍어본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아모르파티, 지금 봄날~~~ 목련꽃,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뮤지컬 중, 나를 사랑으로 채워줘요~~~ 사랑의 배터리, 사노라면 언젠가는~~ 내일은 해가 뜬다, 님과 함께, 팥빙수, 소녀의 꿈, 엄마가 딸에게, 깊은 밤을 날아서 사랑으로 등... 베토벤 합창곡에 이르기까지 열심히 달려왔다.


 2020년 12월 16~18일 베트남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종식되길 기원하며 평화의 그날을 노래할 수 있길 소망해본다. 감동 후기는 12월 공연 후 다시 써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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