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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아이리스 h
Aug 30. 2022
꿈이 익어가는 시간들~
고래이야기 2
말을 더듬던 소년이 있었습니다.
몸이 약했던
소년
에게 한약을 달여 먹이고
몸에 좋다는 것들을 구해서 허약했던
소년을
튼튼하게
만들며
관심과
사랑을 듬뿍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소년은 느리게 느리게
성장했습니다.
보는 이들을 답답하게 했던 소년은
조용히 그림을 그렸습니다. 초가집
,
기와집
,
학교
,
건물 등
보이는 대로
섬세하고
자세하게
혼자만의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급기야 소년의 아버지는 동트는
새벽
"
신문이요
"
한마디를 외치게 하였습니다.
남자답게 담력도 체력도 키우기 위해서
신문배달을 시켰습니다. 그
소년은 처음엔
얼떨떨하고
힘들고 어려웠지만
묵묵히
아버지의 뜻을 따랐습니다.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며 "신문이요" 네 글자를 큰소리로
외치
기 시작했습니다.
새벽을 깨우는 일에 조금씩 익숙해졌습니다.
가끔씩 칭찬하시는 동네 아저씨께 인사도 하고
해가 뜨기 전
신문
배달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맛있게 밥도 잘 먹었습니다.
소년의 새벽은 덥고
,
춥고
, 비 오는 날이
반복되었고 오랜 시간 소년의 마음속에
수많은 감정과 말들이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소년의 아버지는 신문
배달하고 받은
수고비를
차곡차곡 모아 소년의 통장에
넣어주
었습니다.
소년을 따라나섰던 길에서 저는
알았
습니다.
아직 컴컴한 새벽
개들이
컹컹 짖던
어둠 속에서
소년과
신문을 조금 나눠 들고
신문을 옆구리에 끼고
"
신문이요~
"
단
한마디를
하는 일이 쉬울 줄 알았습니다.
입이 얼었습니다. 개미 목소리도 나오지 않고
맴돌다가 목구멍으로 넘어갔습니다.
2층
집에
신문을 말아
쌩 ~던져 올리던
소년을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가뿐 숨을 몰아쉬며 층계를 오르고 내리고
언덕길을 오르고 내려오며 땀이
났습니다
.
추운 겨울날 입김이 훅훅 났습니다.
길은 눈이 와서 미끄러웠고 털모자를 쓰고
장갑을 꼈지만 혹한의 추위는
마음
속까지
전해져
온몸의
세포와
혈관까지
깨웠습니다.
코는 딸기코가 되었고, 볼은 얼얼하고 손끝
발끝으로 전해지는 한기는 잊을 수 없는 짧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소년과
함께했던
겨울
날이 고스란히 내 마음속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고난과 역경은 때로
삶에 비료처럼 튼튼한 뿌리와 줄기를
자라게 하는 힘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
소년은
두 살 터울
첫째
남동생입니다.
긴긴 시간이 흐르고 소년은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말문이 트였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집을 설계하는 건축사가
되어 신문 한 귀퉁이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올리고 기뻐하는 작은 별이 되었습니다.
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미국 유학길에
콜을 받았지만 사랑하는 이를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두 아이를 낳고 공직생활 18년 차를
마무리하고 2022년 8월 뜨거웠던 날
남양주에
건축사무소를
개원했습니다.
안정된 가족부양의 책임감으로 힘겨웠던 날들
참 많이 애썼습니다.
이제야
넓은 바다를
항해할 용기가 생겼습니다.
성실과 끈기로 살아온 날들 꿈을 이루기
위한
작은 시작이
꿈틀거립니다.
소년의 꿈은
많은 사람들의 축하와
응원을
덤으로
받았습니다.
누나는
멀리서
황금
돌고래 액자를
선물했습니다.
개업을 축하하는
화환과 화분이
작은 사무실
안과
밖을
채웠
습니다.
모두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드라마에서 좋은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고래가
나타나는 것이 너무 보기에 좋았습니다.
넓은 바다를 활보하는 고래처럼
삶의
공간을
설계하고 건축하는 아이디어가 팡팡
쏟아나 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꿈이 조금씩
익어가는
시간들...
빨리 피는 꽃은 빨리 집니다.
늦게 피는 꽃은 늦게 집니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자신의 꿈은 스스로 개척하고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소년의 아버지는 대기만성을 믿었습니다.
누구보다도 기쁜 마음으로 개업식에 다녀오신
부모님
참 고맙고 감사합니다.
황금 돌고래액자
keyword
수필
고래
개업
Brunch Book
삶이 글이되어 예쁘게 물들었다.
08
생각을 모아 모아
09
합창단원을 모아 모아
10
꿈이 익어가는 시간들~
11
꿈꾸는 소녀
12
빠라 바라 밤~그녀들이 나타났다.
삶이 글이되어 예쁘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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