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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Sep 24. 2022

욕심이 과했나?

인형 뽑기

아휴~

오잉?

끙~

어떡해?

아니 아니

지금

헐~~

이 소리는 김 빠지는 맥없는 소리다.


아구야?

또 또

엄마야~

아까워라

에고

어쩌려고?

!

이 소리는 한번 더 도전하는 소리다.


오른쪽

왼쪽

그거 그거

내려 내려

눌러 눌러

옳지

잘했다.

철컹

와우~

이소리는 어쩌다 얻어걸린 소리다.


하하하

호호호

히히히

ㅋㅋㅋ

이 소리는 30년 차 부부의 해맑은 웃음소리다.




9월의 투투데이(22일) 

우산 없이 소나기를 만난 날



영화나 한편 볼까? ""조아조아"

오랜만에 영화관에 볼만한 영화가 없다.

23일 주말 개봉만 있고, 늦은 시간대에

무서운 판타지 영화만 있다.

비도 오는데 그냥 돌아가기엔 아쉽다.


꿩 대신 닭이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영화 대신 인형 뽑기라도 하고 갈까?"

"그럴까? "

늘 미끼 던지는 남편에 호응하는 아이리스다.

백화점 내에 인형 뽑기 하는 곳에 들렀다.


한때는 인형 뽑기 달인이었던 남편은

연애시절, 신혼시절 인형을 뽑아서

선물하곤 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인형을 그냥 사면되지 왜? 

저걸 뽑고 좋아하는 걸까??

뽑아보지 않으면 모른다. 상술이긴 하지만

짜릿하고도 묘한 심리전과 스릴감이 있다.


종이돈 먹고 은화 주는 기계

헬로키티 스티커 사진이 붙어있는

분홍색 기계가 지폐를 꿀꺽 삼키더니

은색 동전을 와르르 쏟아 놓는다.


 이제 준비 완료!


어떤 인형을 잡을까? 왔다 갔다 스캔을 마치고

만만치 않은 인형 뽑기에 오랜만에 도전한다.

아자아자 파이팅!!

남편은 낚시 중

남편은 귀여운 곰돌이 앞에 섰다.

6개의 동전을 순식간에 먹어치운 인형은

나 몰라라 꼬물거리더니 나올 생각이 없다.

우리 집에 가면 사랑받을 수 있는데...


곰돌이 인형 대신 다른 인형 앞으로 다가섰다.

동전 2개를 다시 넣었다.

봉사(앞이 보이지 않는 자)가 뒷걸음치다가

문고리를 잡는다?  한 마리가 어쩌다 잡혔다. 

와우~~ 대박이네!

신났다. 2개 남은 동전을 다시 넣고


욕심을 부려본다. 이번엔 토끼를 잡아 볼까나?


잡았다 잡았어! 그러나 들어가는 입구 앞에서

그만 놓치고 말았다. 툭치면 내려올 듯

그냥 갈까? 한 번만 더 해볼까?

다시 동전 10개를 바꾸러 간다.

아무래도 오늘날 잡았다.

심사숙고한다. 그게 뭐라고...

5개를 집어넣고 계속 허탕을 친다.


 쯧쯧쯧 이 소리는 마음이 뱉어 내는 소리다.


삼각형 갈고리 들어 올릴 때마다

심호흡이 잠시 멈춘 듯 숨죽인다.

5개의 동전을 한꺼번에 넣고

다시 집중 또 집중한다.

소파에 앉아 남편의 뒷모습에 웃음이 빵 터진다.

한 개만 더 뽑아내려는 불타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형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다.


또또 10개의 동전을 바꿨다.

한 개만 더 뽑으려는 애타는 마음이 보인다.

그 돈이면 인형 두세 개는

거뜬하게 살 수 있는 돈인데 이미 다 썼다.


두둥!


지켜보던 여직원이 못내 아쉬웠는지?

우리에게 다가와 한번만 더 해보라고 부추긴다.

멈춰야 하나? 한 번만 더 해야 할까?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 돈은 우리가 내고

급기야 여직원에게 뽑아달라 부탁을 했다.

제발  한 마리만 더...

뭐야? 뭐야?

여직원도 뽑지 못했다.

남편은 뒤에서 물끄러미 바라본다.


행운보다는 간절함이...


여직원에게 받은 꿀팁!

집게로 머리를 공격해야 성공률이 높다고 한다.

드디어 양 한 마리를 뽑았다. 앗싸!

야호! 야호!  신이 났다.

금메달이라도 딴 듯 좋아했다.


처음 뽑은 양


우리가 손님 몰이를 한 듯 텅 비었던

인형 뽑기장에 손님들이 우르르 몰렸다.

아마도 나이 든 한국인 부부가 인형 들고

좋아하는 걸 보고 들어온듯하다.


두 마리를  품에 안고 폼나게 퇴장했다.


포기했더라면 양 한 마리는 외로웠을 터

두 마리 양이 귀엽게 우리 집에 따라왔다.

볼수록 웃음이 난다. 그러면 된 거다.

인형 뽑기의 매력은 이런 건가 보다...


한국 집에도 아들과 남편이 뽑아놓은 인형들이

여러 개 남아있다. 피아노 위에 주르륵 있다.

인형 뽑기는 그냥 돈 주고 사는 맛보다

뽑는 맛 , 즐기는 맛 , 간절한 맛 ,

더하기 신중한 맛이다.


앞태, 뒤태. 옆태. 자꾸만 웃음이 난다.

사랑받기엔 이쁨보다 귀여움인가?

양 두 마리를 건진 하루였다.


가끔은 욕심이 과해도 좋다.

양이라 우기는 양 두 마리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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