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느닷없이 3월에 눈이 오다니...
소나무 위에 소복하게 눈이 내렸다.
아이 추워~~ 봄맞이 왔는데 말이다.
눈이 오지 않는 나라 베트남에서 왔다고
밤새 조용히 하얀 눈가루를 뿌려 놓았다.
얼마만인가? 장롱 속에서 잠자던 롱패딩을
먼지 털어 걸치고 눈꽃축제를 혼자 즐긴다.
동네 한 바퀴를 시찰 나온 암행어사 모드로
이곳저곳 눈구경을 하며 돌아다닌다.
다들 별일 없죠~~
하얀 자동차 위에 소복이 쌓인 눈을 뭉쳐
작은 눈사람을 만들어 나뭇가지를 꼽았다.
급하게 만들었어도 인증 숏 찍고...
주인이 오기 전 빠르게 도망간다.
눈송이를 받아 든 잎사귀들이 곱다.
이게 무슨 일이야?
연 초록빛 새순을 흰색으로
히앟게 색칠한 세상에 깜짝 놀란다.
얼었던 대지를 뚫고 겨우 하늘빛을
보려 했건만 이게 무슨 일이야?
옹기종기 새싹들이 모여 수다를 떤다.
당당하고 멋지게 쑥쑥 봄맞이 중이다.
이게 무슨 일이야?
찬바람에 꽃대를 길게 내밀고
노란 꽃망울을 터트려 멋지게
보란 듯이 찬바람과 맞서고 있다.
참 이쁘다. 봄 봄 봄 맞아봄
별일 아니야~~ 워워워
아이리스님이 한국 왔다기에
겨울 눈꽃을 선물로 준비해 놓은 거?
아~~~ 님 말고 ㅎㅎ
어머나!! 어쩌다가?? 어떡해~~~
8일간의 짧은 일정을 소화하고
다시 하노이로 돌아왔다.
글을 쓰는 아침이 반갑다.
온몸 파스투혼 중이지만 괜찮다.
한국 공항버스 타는 곳에서 급하게
호두과자와 바나나우유도 사고
잇몸에 좋은 치약도 급구했다.
휴~~ 짐 싸기 달인도 매번 힘들다
이게 무슨 일이야? 왜? 왜??
사람보다 카오스가 일처리를 한다.
무게도 재고, 비행기표도 , 짐 부치기까지
순식간에 끝내고 줄 서서 심사를 통과?
큰 가방은 부치고, 작은 가방은 들고
수색대를 잘 통과했는데...
어라? 내 가방이 없다. 어디에?
작은 가방에 급하게 넣은 치약이 딱 걸렀다.
120ml 100ml를 넘었다는 거다.
잇몸 보호치약이라 꼭 가져가야 하는데...
버리던가? 밖으로 나가 소분해 오던가?
선택해야 했다. 다행히 시간은 여유롭다.
비행기표에 빨간 스티커를 붙여줌.
(처음이다.)
다시 돌아나가 약국으로 달려가
사정 이야기를 하고, 통 두 개를 구입했다.
화장실 구석에서 치약을 짜서 반씩 소분했다.
하하하 어이없는 웃음이 새어 나온다.
치약 여러 개 샀음 큰일 날 뻔...
하노이 약국에서도 살 수 있는 걸
굳이 사서 오느라 고생만 했다.
집에 와서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남편왈 "이게 뭐야? "설명이 길다.
먹는 거 아니고, 치약이야 치약의 속살을
훤히 보이게 가져오다니 하하하
나도 웃고 남편도 웃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
놀라지 말고 차분하게 대처하면 된다.
3월에 눈이 올 수도...
공항에서 어이없이 치약을 짤수도...
한숨 돌리고, 따라온 호두과자에
라테 한잔을 마시며 워워 할 수도... 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엉뚱하고 재미있는 일도
어이없고 화나는 일도 놀라운 경험도 한다.
때로는 모르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내가 도움을 줄수도 있다.
미처 마스크를 챙겨 오지 않은 사람들에게
내 가방을 열어 마스크를 3개 드림 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에피소드 가득했던 8일간의 한국 여행은
하노이에 돌아와 풀어낼 예정이다.
그나저나 치약통만 봐도 웃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