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축구계를 보면,
지도자와 선수 사이엔 일정한 거리감이 있다.
존중이라기보단, ‘비즈니스’에 가까운 거리다.
선수는 계약 조건에 따라 움직이고,
지도자는 결과로 평가받는다.
그 안에 ‘스승과 제자’라는 단어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진짜 스승과 제자란,
지지고 볶고 부딪히면서도 끝내 놓지 않는 관계라고.
실망하고, 다투고, 상처 주고…
그러면서도 다시 마주 앉을 수 있는 관계.
그게 진짜 ‘정’이고, ‘훈련’이고, ‘성장’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관계가 가능한 유일한 공간이
바로 지금 내가 있는 ‘상무’다.
상무에선 선수와 지도자가
매일 부딪히고, 매일 반응하고, 매일 얼굴을 본다.
축구만 하는 게 아니라, 생활도 함께하고
사람으로서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른 군부대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상무는 축구팀인 동시에 작은 사회다.
그 안에서 나는
요즘 시대에선 보기 드문 관계의 온기를 느낀다.
선수를 야단치고 얼굴을 붉히다가도,
그날 밤 괜히 마음에 걸려 혼자 반성문을 쓰는 나.
불만을 품었던 선수가
며칠 뒤 툭 던진 “쌤, 그땐 제가 예민했어요”라는
말에
괜히 혼자 울컥하는 순간.
이런 감정이 아직 남아 있는 곳.
그게 상무다.
요즘 세상은 ‘돈’으로 관계를 만든다.
지도자도, 선수도 서로 평가의 대상이 되고
‘정’보다는 ‘성과’로 움직이는 시대다.
그런 세상 속에서
아직 지지고 볶을 수 있는 관계가 있다는 건,
어쩌면 축복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그 귀한 축복 속에서
하루하루 사람을 만나고, 축구를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