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하며 여러 팀을 거쳤지만,
지금처럼 ‘지도자’라는 단어가 무겁게
느껴졌던 적은 없었다.
상무.
이곳은 ‘군대’이자 ‘프로팀’이다.
선수도, 지도자도, 누구 하나 온전히
축구만 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규율, 계급, 보고, 명령…
그 안에서 축구를 말해야 하고,
사람을 움직여야 한다.
여기서 나는,
‘지도자’라는 말의 또 다른 정의를 배웠다.
때로는 군복을 입은 행정병처럼,
때로는 감독과 선수 사이에서 감정의 완충지처럼.
그리고 무엇보다,
묵묵히 모두를 바라보는 ‘사람’이어야 했다.
말 한 마디에 분위기가 흔들리고,
지시 하나에도 감정이 얹힌다.
실력과 경험보다 ‘말투’와 ‘표정’이 더 중요해진다.
그래서 상무에서의 지도는,
내가 알던 축구 지도와는 전혀 다른 결이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군대라는 환경이,
내게 ‘진짜 지도자’의 마음을 일깨워줬다.
‘지켜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감각.
‘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책임감.
나는 지금도 배우고 있다.
그리고 오늘도, 선수들을 보며 다짐한다.
그들이 내 말보다 내 마음을 믿어주기를.
군대라는 울타리 안에서,
나는 ‘사람을 코칭하는 지도자’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