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조차 꺼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사람들은 말한다.
힘들면 말하라고.
참지 말고, 솔직하라고.
도움이 필요하면 손을 내밀라고.
그런데 어떤 말은,
입을 떼는 것 자체가 두려운 말이 있다.
한마디 꺼내는 순간,
사람들의 표정이 바뀌고
분위기가 얼어붙고
내가 누군가의 부담이 되는 그 순간을
이미 너무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나는 지금
육아휴직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말은
입안에서만 맴돌다 삼켜진다.
내가 있는 공간은,
누군가 자리를 비우겠다고 말하면
조용히 고립되는 곳이다.
그 말이 곧
“빠지겠단 거야?”
“결국 자기 가족 먼저라는 거네.”
이렇게 해석된다.
그러니까 나는
말을 하지 않고, 대신 버틴다.
침묵이 곧 생존법이 되었다.
하지만 침묵은
결코 마음을 지켜주지 않는다.
나도 내가 괜찮지 않다는 걸 안다.
아이 걱정, 아내 걱정,
조직 안에서 내가 맡고 있는 일들,
그리고 그 무게들을
다른 누구도 모르게 혼자 짊어지고 있다는 걸.
입을 다물고 있어도
몸이 먼저 아프다.
속이 더부룩하고,
가슴이 답답하고,
뭔가 얹힌 것 같은 하루들이 반복된다.
말을 안 했는데,
감정은 이미 나를 지나쳤다.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건
책임을 던지는 게 아니다.
일을 회피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
무너지기 전에 멈춰보려는 것뿐이다.
그래서 오늘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것을
이 글로 대신 꺼내본다.
누구의 이해를 구하려는 것도 아니다.
정당성을 증명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입을 다물고 있던 나에게,
너는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기 위해.
말조차 꺼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그 침묵의 무게 안에서도
묵묵히 버티고 있다면,
그건 이미 충분히
자기 삶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