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명

by 축군인

“무거운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

(갈라디아서 6장 2절)


요즘 나는 한 생명을 지키는 마음으로 하루를 산다.

그 생명은 아직 내 품에 오지 않았고,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너무 많은 걱정 속에 놓여 있다.


의사는 ‘위험하다’고 했고,

그 말을 들은 아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나는 아내 곁에서 아무 말 없이 손만 잡고 있었다.

그 손을 잡고 있는 것조차도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막연한 무력감이 밀려오곤 했다.


이렇게 작고 여린 생명을 앞에 두면,

사람은 누구나 약해진다.

그래서 더 강해지려고 애쓴다.

지켜야 할 것이 분명해졌을 때,

그 마음은 갑자기 달라진다.

내 하루의 중심도, 일의 우선순위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지금 나는 ‘무엇을 이겨내는가’보다

‘무엇을 지키는가’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

사실 ‘지킨다’는 건

크게 뭘 해내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아픈 사람 옆에 가만히 있는 것,

지쳐 있는 가족의 손을 잡아주는 것,

오늘 하루도 무너지지 않게

같이 숨 쉬어주는 것.


삶이 어지러워지고,

내가 중심을 잃을 것 같은 날들이 올 때,

나는 다시 이 질문으로 돌아온다.


“지금 내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 질문 앞에 서면

감정은 정리되고,

마음은 조금 단단해진다.

그것이 누군가를 위한 마음이든,

나 자신을 위한 마음이든.


작은 생명을 지킨다는 건,

사실 내 마음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오늘,

당신도 누군가의 곁을 지키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혹시라도 제 글을 꾸준히 봐주시는 분이나

처음 저의 글을 보신분이더라도

곧 ‘남들보다는 조금 작게‘ 태어날 아이에게

행운을 빌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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