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부자 배낭여행-5일 차
배낭여행 중 가장 힘든 일정 중에 하나가 국경 넘기이다. 초기 계획에서 방콕에서 씨엠립으로 편도 비행으로 입국한 후 육로로 타국의 코 창으로 이동하는 계획을 세웠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천만다행이다. 젊은 시기 배낭여행에서의 육로이동도 어려운데 왜 나는 그때 아이들을 데리고 육로로 국경을 넘을 생각을 했을까? 아마, 아이들이 잘 따라 주고 문제없이 즐겁게 여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컸던 것 같다. 오늘 호찌민에서 쿠알라룸푸르로의 이동도 얼마나 힘든 일정인가? 아침 8:10분 비행기라 숙소에서 5:30에 나와야 하니, 실제는 5:00에 일어나 마지막 집 정리와 최종 확인을 해야 한다. 혼자면 어찌 일어나 털털 탈고 나가겠지만, 애들은 손이 많이 간다. 두 아이를 깨워 양치를 시키고 짐을 싸게 하고 무사히 그랩을 불러 공항으로 향했다.
호찌민 떤선녓 공항은 이름 아침에도 사람이 많았고, 우리나라의 출입국 시스템과 달리 수속이 느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도착해야 한다. 오늘도 입국할 때와 같이 느린 속도로 한 시간 정도 걸려 출국수속을 마치고 1:45분 비행 후 쿠알라룸푸에 도착했다. 보르네오 섬 코타키나발루만 한 번 다녀와서 본토는 처음이다. 인터넷에서도 공항이 복잡하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공항이 두 개로 나눠져 두 공항 사이를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또 버스정류장을 찾는다고 조금 헤맸다. 뭐 처음이라 그리 느껴졌을 수도 있다. 링깃이 없어 트래블월랫 비자카드로 버스비 35링깃을 결제하고 한 시간 정도 지나 KL센트럴에 내렸는데, 오늘의 문제도 지난번과 같이 이심(eSim)을 깔지 않은 상태에서 데이터가 없어 그랩이고 뭐고 사용을 못한 것이었다.
호찌민 숙소에서 새벽 출발이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여 또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스타벅스에 들어갔으나 와이파이 연결이 안 됐고, 배스킨라빈스에 가니 뻔히 와이파이가 뜨는데 없다고 한다. 이럴 거면 그냥 물리적 유심을 장착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 배스킨라빈스에서 잡히는 안테나 2칸으로 겨우 이심을 구매하고 실행시켰다. 아직 체크인 시간이 남아 주변 인도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들어갔다. 둘째가 식사를 잘 못해서 데리고 갔지만 역시 망고 주스 한 잔만 마시고 음식을 별로 먹지 않아 내가 다 먹었다. 살이 찌고 있다.
3시 조금 넘어 숙소에 체크인하는데, 에어비엔비라 열쇠를 찾고 양식을 작성해서 경비원에게 주고, 엘리베이터 키를 받아서 숙소에 올라갔다. 방 앞에서 또 번호를 맞추면 통에서 열쇠가 나온다. 이걸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시스템인데, 몇 년만 지나도 귀찮고 복잡해서 못할 거 같다. 호찌민에 묶었던 숙소보다 크고 에어컨이 빵빵해서 좋았다. 호찌민 시내보다 쿠알라룸푸르가 딴 건 다 비싸도 그랩가격은 비슷하거나 싸고, 숙박비는 더 가성비가 좋다고 한다.
숙소에서 잠시 낮잠으로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알란잘로 야시장으로 향했다. 카드로 웬만한 건 다 되지만 돈을 15만 원 정도 찾아 야시장을 둘러보다 볶음국수 와 버터 닭튀김을 시켜 아이들이 먹고, 나는 맥주 한 병을 시켜 마셨다. 640ml한병에 6500원 정도 한다. 베트남에선 2,000원도 안 했는데, 말레이시아에선 술 마시기 힘들 거 같다. 다양한 먹거리와 상점들이 섞여 있는데, 가격대가 그리 저렴하지 않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오니 천천히 구경하기도 힘들 거 같아 한적한 곳까지 걸어간 후 복잡한 주말의 부킷 빈탕을 벗어나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국가 간 이동의 피곤함을 이끌고 나름 하루를 잘 마무리했다. 다시 쉬면서 내일 일정을 조율하자.
PS. 아이들을 동반한 여행에서 주의해야 할 점 중 하나는 배변을 성인들보다 조절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저녁 먹고 배 아프다고 화장실을 찾아갔고, 화장실이 좌변기가 아니라고 이상하다며 불평하길래 설득시켜 일을 보게 했다. 이후 그랩을 불러 대기하는데 또 배가 아프다고 다시 화장실을 들렀다. 이젠 그러려니 한다. 매일매일 많이 배우고 있다. Thank you my sons.